"훌륭한 기술 나와도 쓰이지 않으면 혁신은 구호에 불과"

금동우 한화 드림플러스63 핀테크센터장이 22일 시사저널이코노미가 서울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제1회 스타트업 컨퍼런스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이코노미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사고의 전환과 명확한 목표의식이다. 정부는 규제를 풀고 대기업은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고 전환과 강한 목표 의식이 없으면 오픈 이노베이션은 구호에 불과하다."


금동우 한화 드림플러스63 핀테크센터장은 시사저널이코노미가 22일 오후 서울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제1회 스타트업 컨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와 신생기업과 대기업 간 협업을 강조했다. 또 정부에 대해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금 센터장은 "스타트업 기업이 아무리 휼륭한 아이템을 소유하고 있어도 시장에서 쓰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핀테크 센터를 통해 기업을 육성할 때 시장 활용성에 주목한다. 한화생명 핀테크센터가 스타트업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그룹 계열사와 연계할 수 있는 지를 살핀다"고 말했다.

금 센터장은 일본 한화드림플러스재팬센터장을 맡다가 지난해 한화핀테크센터장으로 발령받아 지난해 한국에 들어왔다.

한화생명은 지난해부터 핀테크 생태계 육성을 위한 드림플러스 63 한화생명 핀테크센터를 출범했다. 오랜 기간 축적한 금융 노하우를 핀테크 스타트업에 공유하고 글로벌 수준의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생명 핀테크세터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4층을 전체를 센터로 활용한다. 평수로는 930평이다. 국내 최대 규모다. 현재 11개 기업이 상주한다. 다음달부터 2기를 육성할 계획이다. 

금 센터장은 "핀테크기업 육성센터에 설립한 목표가 있다. 스타트업 기업과 대기업 간의 연계다"라며 "스타트업 기업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데 앞장서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금 센터장은 강연에서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한화드림플러스재팬센터장을 지낸 경험을 전했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스타트업 행사 '모닝피치(morningpitch)'가 열린다. 모닝피치는 오전 7시에 시작한다. 2시간 동안 열린다. 스타트업 4, 5개 팀이 자기 기술을 소개한다.

 

특이한 점이 있다. 참석자 대부분이 대기업 신성장산업부 관계자와 미래산업을 담당하는 관계자다. 금 센터장은 대기업이 모여들고 2주 전 예약하지 않으면 참석이 어려울 정도로 모닝피치가 인기가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 센터장은 "이런 모습은 국내서 찾을 수가 없었다. 한국이 인수합병하는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일본의 경우 역량있는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대기업이 시장에 나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인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기술 지향적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과연 스타트업 기술이 쓰이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일본은 대단한 기술이 아님에도 시장에서 쉽게 쓰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일본 스타트업 업체가 한국보다 화려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금 센터장은 정부가 스타트업들이 마음껏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이 결국 정부 규제 앞에서 멈칫한다는 지적이다. 금 센터장은 높은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스타트업 기업의 창업과 성공사례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은 규제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기술에 대한 환경을 바꿔야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금 센터장은 대기업 인식 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활발한 투자와 인수합병을 진행해야 한다"며 "기존에 하던 것처럼 앉아서 기다리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 직접 시장에 나가야 한다. 대기업에 필요한 스타트업 업체를 찾고 육성하고 인수해야 한다.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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