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 부각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 저조…미래부, 지능형 반도체 산업 지원방안 추진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이 9일 열린 ‘지능정보사회 선도를 위한 K-ICT전략 민간협의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 사진=미래창조과학부

미래창조과학부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메모리 쏠림 현상 해소를 해소하고 지능형 반도체 개발 진흥하기 위해 나섰다. 


21일 오후 열린 10ICT 정책 해우소에서 국내 팹리스(fabless) 업체 대표들을 만나 업계 애로 사항을 듣고 정부 지원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팹리스란 시스템 반도체 소자를 설계하고 판매하는 기업을 뜻한다ICT 정책 해우소는 미래부가 과학기술계와 ICT업계 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매주 개최하는 행사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모바일 AP(모바일용 중앙처리장치)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위탁생산)를 제외하면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중국에도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라고도 불리는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 연산 및 처리 기능을 하는 부품을 뜻한다. 메모리는 데이터 저장 및 입출력을 돕는다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팹리스 점유율은 매출기준 세계 10%를 기록한데 비해 한국 점유율은 1%에 불과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마련한 이날 정책 해우소에 참석한 팹리스 업체 대표들도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지능형반도체 분야에 대한 정부지원이 절실하다팹리스-파운드리-패키징 및 테스트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및 수평적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팹리스 업계는 대만 내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맡기기 위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모든 기기가 통신으로 연결돼 데이터를 모으고 맞춤형 서비스를 수행하게 되는 데다 중앙 서버에서도 기기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처리할 만큼 고도로 설계된 처리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이 지원돼야 한다. 한 인공지능 업체 관계자도 인공지능 서비스의 속도는 사실상 컴퓨팅 파워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지능정보사회 구현에 필수요소인 지능형 반도체 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새로운 서비스 구현을 위해 지능형반도체 초기시장을 선점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미 비메모리 분야에서 앞서가는 미국 전자업계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지능형 반도체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엄낙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ICT소재부품연구소장은 최근 IBM, NVIDIA 등 해외 기업에서는 인공지능 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초지능, 저전력에 관한 기술적 해결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5월과 12월 각각 K-ICT 전략과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 발표했다. 당시 대책에는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하드웨어 개발 차원에서 지능형 반도체 지원 방안이 포함됐다.

 

이규복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ICT디바이스CP는 기존 정부 계획을 구체화한 지능형 반도체 지원정책 및 R&D 지원현황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미래부와 산업계·학계·연구기관이 역할을 분담하도록 하는 실효적인 지원 정책을 세우고 지원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최 차관은 정부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신속한 정책수립과 지원을 위해 업계에서 제시하는 의견을 지능형 반도체 지원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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