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부터 꿈꿨던 행복한 삶이 깃든 집이자 아이가 마음껏 꿈꾸며 자라는 곳. 오랜 시간 소망했던 집

출처=리빙센스

 

고래 등 같은 집에서

지난해 12월 완공된 ‘고래의 꿈’ 하우스는 경남 양산에 있다. 한평생 살 집에 대한 고심을 거듭하던 부산 출신 4년 차 부부는 아이가 돌이 될 무렵 가족이 살 집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부정형 토지 위에, 평생 동안 살아도 지루하지 않을 재미있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유타건축사무소의 김창균 소장은 구부러진 건물의 형태와 내부 공간으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빛이 예기치 않은 곳에서 들어오는 집을 제안했다. 
 
연속되는 부정형적 공간, 이를 연결하는 계단의 동선 역시 직각을 이루지 않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결과적으로 가족의 자랑이자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균형과 동선을 가진 집이 완성됐다. 부부의 마음속엔 이미 오래전부터 ‘고래의 꿈’이란 집 이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결혼하기 전부터 꿈꿨던 행복한 삶이 깃든 집 그리고 아이가 마음껏 꿈꾸며 자라는 공간이란 의미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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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 좋은 집의 매력 몇 가지
부부는 어디서나 가족이 소통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원했다. 다락에서부터 2층 아이 방, 1층 거실, 주방 겸 다이닝 룸과 선룸까지 모든 공간이 하나로 통하는 특별한 구조의 집으로 완성된 것은 그 때문. 특히 세탁기와 냉장고를 놓아둔 다용도실이 거실과 주방을 잇는 독특한 동선이 매력적이다. 

 

집안일을 할 때 편안한 것이 첫 번째, 자주 드나드는 공간이다 보니 창고처럼 쓰지 않게 된 것이 두 번째, 주방과 마주한 선룸 공간에서 주로 노는 아이를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세 번째 매력이다. 특히 주방 겸 다이닝 룸과 연결되는 남향에 목을 둔 선룸 덕에 겨울철에도 훈훈한 공기가 집 안 전체를 덮는다. 필요에 따라 다이닝 룸으로 확장이 가능한 것은 또 다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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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좋은 집
김창균 소장이 지은 집들의 특징은 ‘창문 많은 집’. 얼핏 보기엔 창문만 많은 것 같지만 집마다의 층고와 그 집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다고. 고래의 꿈 역시 마찬가지. 본격적으로 볕이 쏟아져 들어오는 낮 12시가 넘어가면 집 안 온도가 올라가는 게 몸으로 느껴질 만큼 채광이 좋다. 여기저기서 예기치 않은 빛이 들어와 집 안은 늘 밝다.

 

아이 방에는 거실 상부로 열리는 내부 창호를 두었고, 언젠가 동생이 생긴다면 방을 둘로 나눌 수 있도록 문을 2개로 설계했다.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안방에 있는 ‘아기 창’. 네 살 난 아이의 키에 꼭 맞는 눈높이의 창은, 정말 아이만을 위해 만들었다. 종종 마당으로 놀러 오는 야생 고양이나 새들을 보며 좋아하는 아들의 모습에 부부가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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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집의 단열
층고가 높은 집은 여름에는 시원하지만 겨울에는 춥기 십상이라 부부는 효율적인 난방을 고민했다. 아이를 위한 집을 꿈꾸던 부부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하다. “집을 지을 때 창호부터 벽, 지붕 등 단열재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시공 반장님께서 “이렇게 두꺼운 단열재를 쓰는 집은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였죠. 

 

그 때문에 건축 비용은 올라갔지만 현재의 삶이 만족스러워서 후회는 없다. “평생을 살 집이니까요. 게다가 저희 부부는 아이 계획이 더 있거든요. 아이들이 크는 집은 따뜻해야 하잖아요.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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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꿈을 업은 고래
다둥이 부모가 되는 것이 꿈인 부부답게 욕실도 미래의 가족까지 생각해 꾸몄다. 1층 욕실에는
땅을 파 타일로 욕조를 만드는 형태의 다운 욕조가 있다. 아이 두서넛은 거뜬히 들어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 아이가 여럿 돼도 유치원, 학교에 갈 준비를 함께할 수 있도록 2층 욕실에는 세면대를 2개 설치했다. 다둥이 육아를 위한 대비지만 호텔 같은 느낌을 주어 고급스럽기도하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만 즐비한 게 아니다. 마당에 있는 빈티지 에어스트림과 2층 공간에 마련한 커피 바는 취미 많은 부부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 것. 아이 방 역시 장난감을 맘껏 펼쳐놓고 놀 수 있는 공간과 좋아하는 장난감을 정리해두는 공간 사이에 단차를 둬 아이의 취향이 드러나게 했다.

 

3층 다락은 캘리그래피와 재봉틀을 이용해 이것저것 만들기를 즐겨 하는 아내를 위한 공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다 보면 각각의 공간을 분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확실하게 느껴진다고. 

 

“아이가 공간에 대해 지각하는 능력이 좋아진것 같아요. 20평대의 신혼집 아파트에선 느낄 수 없었던 부분이죠. 놀이하는 공간, 잠을 자는 공간에 대해 인식하며 그걸 즐거워해요.” 부부는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행복해한다. 고래의 꿈에서 가족은 다시 꿈을 꾼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는 이들에게, 집 안 가득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처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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