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제거되는 글로벌 경제환경…위험자산 비중 늘릴 떄"

유동완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부부장. / 사진=시사저널e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유럽연합 탈퇴 정책을 내세운 각국 극우 정당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유럽연합 결속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경제 성장 둔화, 부동산 버블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위기감이 잠재돼 있다.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1344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짓눌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피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고 북한 핵을 둘러싼 지정학적인 변수도 여전히 존재한다.

투자자들로선 어떻게 투자를 해야할 지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 됐다. 이에 17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유동완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부부장을 만났다. 그는 1999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해 10년 넘게 투자 환경을 읽어내고 투자 상품 기획에 집중해온 베테랑이다. 지난 2015년에는 WM리서치부 연구원으로 있다가 올해 다시 상품기획부에서 투자 상품을 만들어내는 중책을 맡았다.

유 부부장은 “투자 환경을 큰 축으로 보면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안전자산 비중을 줄이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위험자산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대내외 불확실한 요인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흐름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유 부부장은 투자시 자산 분배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위험자산에 대한 시각은 지금은 긍정적이지만 언제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즉, 지금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과 3개월 뒤 시장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일반 투자자 역시 위험 관리를 함께 병행해야 하는데 자산분배를 해놓거나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글로벌 투자 환경에 대해 말해달라.

전체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조짐이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지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을 보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내놓은 28조엔 경기부양책에 따라 내수가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 기준 금리 인상, 네덜란드 총선 결과와 같은 불확실성이 하나둘씩 제거됐다.

국내 상황은 어떤가?

한국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봐야되지 않을까 한다. 큰 폭의 개선은 아니지만 IT(정보통신기술) 기업을 위주로 수출이 살아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증시에는 외국인 자금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 정치적인 불확실성도 어느정도 완화된 모양새라 판단한다. 다만 여기에서 더 좋아지기 위해선 내수가 살아나야할 필요는 있다.

위험요인이나 부정적인 요인은 없는 것인가?

위험요인도 있다. 긍정적으로 보지만 언제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세 가지를 꼽자면 첫째, 중국의 경기 둔화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회의가 끝나면서 경제성장률을 기존 6.5~6.7%에서 6.5%로 낮췄다. 무역 상황이 악화되거나 부동산 버블 등으로 경제 성장률이 6%초반으로 떨어지면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글로벌 정치 이슈다. 브렉시트 혹시 하드브렉시트가 나올 양상이 전개됐을 때 글로벌 경제가 불안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더불어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독일 우경화 등으로 유럽연합 분열 양상이 짙어진다면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다. 특히 유럽연합 분열은 그리스 부채 협상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번째 모니터링은 원유가격이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55달러까지 갔다가 미국 재고량 탓에 48달러로 떨어지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미국과 OPEC이 다시 치킨게임을 벌일 경우 원유 급락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선 어떤 투자 전략이 필요한가?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선 변동성이 있는 자산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즉,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보다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에 투자해야 하나?

지역별로는 경기개선세가 뚜렷한 아시아 이머징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미국과 유럽은 장기간 상승에 따른 부담감은 조금 있다. 아시아 이머징 쪽은 그렇게 오르지 못했다. 아시아 이머징 국가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나 펀드 투자가 괜찮아 보인다.

지역을 넘어서 섹터에 맞춰서도 봐야한다. 금리가 중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고 관련 규제가 풀리고 있다. 이는 금융업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다. 글로벌 금융섹터에 투자하는 상품이 장기적으로 매력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물가 상승이 기대됨에 따라 물가채에 대한 뷰도 좋게 보고 있다. 뱅크론 펀드도 그동안 많이 올랐지만 금리 인상에 따라 조금 더 투자할 여지는 있어보인다. 또 트럼프 정책 기대감이 실제 정책으로 펼쳐지는 상황에 따라 광업주 펀드, 천연자원펀드, 인프라펀드 등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내에선 경기 민감주를 담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해보인다.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한 건 수출 회복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 이 부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유입 영향이 컸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부동산이나 채권형 펀드와 같은 상품은 어떠한가?

채권과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 낮춰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채권은 최근 떨어진 가격 때문에 단기적인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기회가 있을 수 있겠으나 큰 흐름에서 보면 미국 기준 금리 인상에 추세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부동산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기대 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겠지만 물건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다. 입지, 임차인 등을 면밀하게 봐야한다.

투자자들은 이처럼 급격하게 변하는 환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은 자산배분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 대한 판단은 3개월 후에 변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좋았던 시장이 한 순간에 나빠질 수 있다. 위험자산 비중은 늘리되 나머지는 다른 섹터와 지역, 채권, 커머디티 등 자산배분을 통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매번 수많은 자산 배분이 쉽지 않다면 이를 대신해 줄 수 있는 관련 자산관리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더불어 어떤 상품이 좋다고 해서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차적으로는 기대수익률을 잡고 가야한다. 가령 펀드 투자했을 때 기대수익률이 10%라면 수익률이 10%된다고 해서 팔아야하는 건 아니다. 10% 됐을 때 전략이 유효한지 한 번더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에 따라 더 들고 갈 것인지 팔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로스컷도 중요하다. 예컨데 만원을 투자해 수익률이 -10%가 됐다. 하지만 기대했던 투자 요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개선될 여지가 없음에도 기다렸다가 반토막이 나면 원금 회복이 -10%때보다 더 어려워지게 된다. 이 역시 매번 대응하기 어렵다면 자산관리 상품에 투자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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