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2→8회로 줄인 금리결정 회의 없는 달에 열려…미 FOMC 회의와 커진 시차 메울까 주목

 

3월 미국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에 금융 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 금리 결정 회의가 없는 시기에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2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브리핑중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뉴스1

미국의 3월 금리 인상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에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상황점검회의에 이목이 몰리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결정 회수를 8회로 줄여서다. 이 때문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간 시차가 시험에 놓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까지 연간 금리 결정 회의를 매월 1회 총 12회 진행했다. 미국 연준이 정말 금리를 올릴지는 회의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일단 시장이 예상하는 인상 가능성은 90%를 넘어섰다. 금융 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 금리 결정 회의가 없는 시기에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단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손실보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금융시장은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이 없는 상황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미국 FOMC 회의는 이달 15일에 열리는 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다음달 13일에 예정돼 있다. 약 한달여 가량 시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올해 금통위 회의가 없는 9월에도 FOMC가 마무리되는 20일 이후 한달여 뒤인 10월 19일에 금리결정 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FOMC와 한은 금통위간 시차가 20일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시차가 벌어진 셈이다. 숫자상으로 열흘이 늘어난 셈이지만 FOMC를 사이에 둔 금통위 회의 간격을 고려하면 심리적 시차는 더 벌어진다.

2017년 한·미 기준금리 결정 회의 일정 / 그래픽=김태길

◇FOMC와 금통위 시차 확대…처음 맞는 상황에 불확실성↑

지난해에는 FOMC 회의 1~2주 전 금통위가 열려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은이 사전에 시장에 메시지를 주고 안정감을 전달할 수 있었던 셈이다. 반면 한은이 밝힌 금통위 회의 횟수를 줄인 이유는 매월 달라지는 경제지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기적인 관점에서 통화정책을 판단하기 위해서다. 대신 금리 결정 회의가 없는 달에는 금융안정상황점검회의를 진행한다. 이번달 금융안정상황점검회의는 오는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일단 이번 금융안정상황점검회의에서 어떤 식으로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할지가 중요하다. 다만 처음 맞는 상황인 만큼 방식에서도 아직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는 점이 시장에 불안감을 주는 요소다. 더구나 전세계 어느 중앙은행도 금리인상 결정 회의가 아닌 시점에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호의 강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은 회의후 시장에 신호를 주는 방법에 대해서 여전히 고심중"이라며 "다음주는 돼야 기자회견을 어떻게 누가 진행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단기 금리차 변동성 확대 전망…관건은 한은의 신호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우선 당분간 채권 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스프레드) 확대로 나타날 전망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는데 금리 변동폭이나 이표 등 다른 변수가 동일하다면 가격 하락폭은 채권의 만기가 길어질 수록 크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시장이 금리 인상에 불안감을 느끼면 채권 수요는 만기가 짧은 채권으로 이동하게 되고 장단기 스프레드는 확대된다. 변화 폭과 속도가 중요하겠지만 시장에 편한 상황은 아니다.

 

국고 3/5년 금리차(스프레드) 추이 / 그래프=하나금융투자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인되면 시장에서는 가격에 반영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 시장에서는 통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6~12개월 전부터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의 신호가 언제 얼마나 분명하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시장의 불안감도 축소될 전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프레드 축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의 시그널이 확인되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금리는 2분기 중 추가상승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좀 더 높은 금리(싼 가격)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는 만큼 적극적인 매수 타이밍은 늦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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