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카드·보험사 여성 임원 4.4% 그쳐…등기임원은 아예 없어"

지난 8일 109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조기퇴근 3시 STOP’ 여성연맹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스1

카드, 보험사 등 2금융권 여성 임원은 4.4%에 불과했다. 등기 임원은 '0명'이다. 2금융권​에서 여성 금융인에게 유리천장이 꽉 가로막혀 있다는 뜻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이 지난달 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노조 산하 금융사에서 여성 관리자 비율은 6.7%, 임원은 4.4%에 불과했다.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이 44%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적다.

지난해에도 2금융권의 여성 임원 비율은 적었다. 지난해 2금융권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6.2%, 여성 임원은 4.3%였다.

사무금융노조는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등 2금융권 금융사로 구성된 산업별 노조다. 이번 조사는 50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전체 직원 6만명 중 여성은 2만6100여명(44%)에 달했다. 그러나 여성 관리자(부서장)는 전체 관리자 2911명 중 6.7%(196명)에 그쳤다. 여성 임원은 전체 임원 773명 중 4.4%(34명)였다.

특히 여성 임원 중 등기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2금융권 뿐 아니라 한국 전체 기업에서 나타난다. 전체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을 나타내는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2.1%를 기록했다. 100점 만점에 25.6점이다. 급여 부분에서도 여성은 남성의 64%에 불과했다.

서은정 사무금융노조 교육국장은 "대한민국 여성들은 정규직 채용이라는 높은 장벽을 넘어도 다시 무기직, 분리직군 등으로 사방이 유리장벽에 막혀 있다"며 "미혼 여성에게는 결혼, 기혼 여성에게는 출산, 육아휴직 등으로 보이지 않는 퇴사 압력도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직원은 연차가 많아질수록 동료와 후배들의 눈치를 보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2금융권 여성 직원들은 열악한 직군으로 배치되거나 출산과 육아휴직 등을 핑계로 승진에서 제외되고 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을 줄이고 출산과 육아를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장 산하기관부터 불안정한 고용형태, 시간제 일자리 확대 대신 안정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한 승진(임원)할당제 도입,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등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는 적극적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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