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 가능한데다 거주 3개월 제한도 없어 전국서 투기꾼 몰려…서울 평균보다 분양가 높아

전국에서 유일하게 주택경기가 뜨거운 부산 청약시장의 열기가 도를 넘어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분양단지의 3.3㎡당 평균분양가가 2000만원을 넘으면서 서울 평균 평당가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해변가와 맞닿아있어 전세대가 바다조망을 누릴 수 있거나, 부산의 전통적 부촌으로 꼽히는 마린시티 내에 위치한 단지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부산 해운대가 전매제한 규제를 받고있긴 하지만, 청약 1순위 거주자격 요건이 느슨해 투자수요가 몰리다보니 오히려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며 규제도입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공급하는 해운대 롯데캐슬스타는 이날부터 특별공급을 시작, 본격적인 청약일정에 돌입한다. 이 단지는 전체 820여 가구 가운데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가 전체 세대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전형적인 중산층 주거용 목적의 단지다. 
 
그러나 분양가격은 결코 만만치 않다. 기준층(로열층) 기준으로 중도금 이자를 포함한 분양가격은 7억2070만원에 달한다. 3.3㎡ 당 가격은 2020만원을 넘는다. 이는 지난해 말 서울에서 분양한 전용 85㎡ 미만의 3.3㎡ 당 분양가가 2005만원이었던 것에 견주면 서울 평균 분양가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부산은 11‧3 대책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1순위 청약자격 강화에는 해당하지만 전매제한을 받지않기 때문에 당첨 후 바로 분양권을 팔아넘기는게 가능하다. 해당 단지의 경우도 이같은 점을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 정액제 형태의 계약금 2000만원만 내고나면 1,2회차까지 중도금 무이자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른바 물딱지로 팔아 차익을 남기기 좋다는 것이다. 
해운대구 중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배치도로 봤을 때 동간거리가 워낙 좁아 일조권, 조망권 부분이 아쉬운데도 주말동안 견본주택에 3만명이 다녀갔고 다른 지역 거주자들이 청약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엄청난 인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전매제한을 받지 않아 당첨 후 팔아넘기기도 쉽다는 점과 함께, 해당지역이 거주제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투기세력을 몰려들게 한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부산은 주택공급질서 교란행위를 막기위해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지역거주우선공급제도를 도입해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 등을 비롯해 총 8개 자치구 내 분양에 대해선 분양공고일 기준으로 3개월 전에 전입신고가 돼있어야 청약을 가능케하고 있다. 다만 해운대 내에서도 관광특구로 지정돼있는 우동, 중동, 송정동, 재송동 내 분양사업장은 이 제도 적용대상에서 면제돼, 청약자가 입주자 모집공고 직전에만 주소를 이전해둬도 1순위가 된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소를 최근에 이전해뒀어도 1순위가 가능하니 전국 각지에서 점프해오는 통장이 어마어마하게 몰려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해운대 고분양가는 오는 6월 분양 예정인 해운대중동동원로얄듀크를 비롯해 연이어 분양예정된 여타 해운대 단지들의 분양가를 책정하는데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결국 당분간 해운대 고분양가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로선 느슨한 청약 거주자격 요건과 전매가능이 가장 구미가 당기는 요건인데 해운대는 이를 다 갖추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부산은 11‧3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전국 각지의 투자수요가 남하해 투자수요가 상당한 상태다. 사업체들은 수요가 많으니 분양가를 계속 높이려 할 수 있다. 부산에 대한 좀더 촘촘한 규제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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