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7주연속 상승에 재건축 전고점 회복…분양시장서도 1순위 청약마감 사업장 늘어

 

 

 

11·3 대책으로 풀죽어 있던 주택시장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 전국 집값의 분위기를 이끄는 서울 아파트 값은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수천만 원의 시세가 빠졌던 강남권 재건축 가운데 사업진척이 빠른 일부 단지들은 회복을 넘어 전고점을 돌파하는 등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도 씨가 말랐던 1순위 청약마감 사업장이 갈수록 늘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3월이 봄 이사철 수요 증가와 재건축 사업추진 등에 따라 오름세는 유지하지만 이달 미국 금리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어 상승폭은 제한적인 만큼, 섣부른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월 첫째 주(2월 27일~3월 3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월 셋째 주 상승 반전한 이후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 가격상승을 견인한 것은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다. 전통적 이사시즌을 맞아 지하철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가격도 상승했다. 종로구와 성동구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재건축 시장도 11·3 대책발표가 100일이 지나면서 그 충격에서 벗어나며 꿈틀대고 있다. 특히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법한 단지들이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단지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다. 이 아파트 전용 42㎡형은 지난해 10월 10억3000만원으로 전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11·3 대책발표 이후인 올해 1월에는 9억70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가 최근 전고점을 돌파하며 이달 초 1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어 초과이익환수제로부터 자유로운데다가 당초 조합이 예상했던 것보다 추가분담금이 줄어든다는 소식에 투자자가 대거 몰려들며 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이외에도 최고 50층 재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1월 말 서울시 도시계획위로부터 정비계획안을 승인받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한신 3차 등을 중심으로 한주 동안만 최고 5000만원 가량 매맷가가 상승했다.

분양시장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청약에 나선 전국 8개 단지 중 절반인 4개 단지가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지난달 청약 온도에 견주어보면 사뭇 다르다. 지난달 전국 15개 단지가 청약에 나섰지만 이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2곳에 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절반이 넘는 8개 단지는 2순위에서도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청약 미달로 남았다.

분양을 목전에 둔 단지의 견본주택에도 주말 동안 인파가 몰리면서 청약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K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이달 초 개관한 안산 라프리모 견본주택에는 주말을 포함한 3일 동안 약 3만5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업자들도 수십명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동양건설산업이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서 첫 분양에 나선 고덕파라곤 견본주택에도 사흘간 3만여명이 다녀갔다. 동양건설 관계자는 "원래 모델하우스 오픈 시간이 11시였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30분 일찍 문을 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은 최근 2~3개월의 하락 추세를 멈추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상승 기폭제 작용을 하는 요인들이 이사철 수요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일부 단지 등과 같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본격적인 상승 기로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은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이슈로 국지적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정책의 방향성과 대출 규제, 미국의 금리인상 등을 고려하면 투자 수요가 증폭되기에는 한계가 있고, 분양시장 역시 높아진 청약 문턱과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기존 주택시장을 자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3월은 봄 이사철 수요 증가와 재건축 사업추진 등에 따라 오름세는 유지하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지난해와 같은 상승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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