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주 신규노선 확장 계획 ‘급제동’…“제주항공 성장동력 하나 잃게 된 셈”

3일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조처로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한 판매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제주항공 등 국내 항공업계가 타격을 입게 됐다. / 사진=제주항공

중국 정부가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로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중국발(發) 항공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는 올해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노선을 확장할 계획이던 제주항공이 직격탄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중국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이날 오후 늦게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전면적인 판매 중단을 구두로 지시했다. 이 지시에 따라 한국행 단체관광뿐 아니라 여행사를 통한 자유여행도 불가능하게 됐다.

이 같은 소식 알려지며 국내 항공업계는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아직은 이 조치로 인한 파장이 어느 정도인지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여행사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이 60∼70%에 달한다.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806만여 명이던 점을 고려하면, 최대 560만여 명의 중국 관광수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드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2015년 발생했던 메르스 사태 당시처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대형항공사(FSC)가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는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제주항공은 지난 1월 2일 2017년 노선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연간 탑승객 수 1000만명을 넘기겠다고 공언했다.

제주항공의 올해 실적상승 키워드는 중국과 동남아시장이었다. 제주항공은 연내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노선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정기노선을 41개에서 5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당시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웃바운드(한국 관광객의 해외여행)가 적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환승하는 중국인을 공략 대상으로 정하고 운항 기간과 횟수를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드 사태가 촉발되며 제주항공의 ‘1000만 수송’ 꿈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제주항공 측은 “지난해 중국 노선 매출비중이 5%에 그쳤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한국·중국 내 여행사들과 연계해 유커 유치에 힘써왔던 제주항공이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세를 탄다면 실적 상승도 요원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며 수익을 늘려왔다. 중국 단체관광객이 사라진다면 이 부문 수익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국내 1위 LCC 업체로서 중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이번 사드 사태 탓에 성장 동력 하나를 잃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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