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해소로 벌크 시황 살아날 가능성 ↑

서울 중구 팬오션 사옥/사진=뉴스1
국내 해운선사 팬오션이 7000억원 규모 장기운송계약을 따냈다. 이번 계약으로 팬오션은 15년 동안 연간 총 3000만톤 이상의 물량을 수송하게 된다. 벌크 시황 회복 전망과 더불어 팬오션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

 

​28일 팬오션은 세계 최대 펄프·종이 제조업체​이니 브라질 피브리아(Fibria)와 약 7196억원 규모 전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팬오션은 이번 계약을 위해 1년 이상 국제 경쟁 입찰에 참여했다. 2020년부터 15년간 연간 약 200만톤, 총 3000만톤 이상의 물량을 수송할 예정이다. 

 

현재는 15년짜리 계약이지만 피브리아의 옵션에 따라 최장 2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옵션을 최대한 행사할 경우, 이번 장기계약으로 팬오션이 얻을 매출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팬오션은 이번 계약 이행을 위한 준비도 시작했다. 우드펄프 장기운송계약 수행을 위해 펄프 운반선(Open Hatch Type) 5척 건조​ 계획을 공시했다. 2018년 건조를 시작해 2020년까지 신조선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 더해, 팬오션은 벌크 시황 회복으로 성장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팬오션은 운용 선대 94%가 벌크선이다. 탱커선과 컨테이너선도 운용하지만, 사실상 벌크선사에 가깝다. 그만큼 벌크 시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올해 벌크 시황 전망은 밝다. 공급과잉 해소로 하반기 이후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벌크선 수주잔고는 760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전체 선복량의 9.5%다. 2013년 대규모 발주(4500만DWT)된 선박들이 현재 인도되고 있긴 하나, 일부 선박은 어두운 시황으로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이는 곧 바다 위에 떠다니는 배 자체가 줄어듦을 뜻한다. 배가 줄어들면 선사 간 경쟁이 완화돼 운임 상승한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7년 벌크 시황은 공급과잉 해소로 하반기 이후 운임 상승이 예상되며, 2016년 신규수주를 감안하면 2018년까지 장기 호황이 가능하다”라며 “특히 중국 정부가 조선업 과잉 생산능력 해소를 위해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상위 기업 집중도를 높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건조가 지연되는 선박의 경우 취소가 나타날 전망이다. 결국, 수주잔고 감소와 2016년 낮은 선박 발주 등으로 경쟁이 완화돼 올 하반기 이후 벌크 시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팬오션은 선박을 추가 확보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팬오션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선박 추가 확보 계획은 없다”라며 “계약이 체결되면 그때그때 선박을 발주한다. 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박이 새 선박이라, 신규 선박 필요성이 덜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BDI(발틱건화물운임지수)는 685포인트를 찍은 이후 800포인트 벽을 깨며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27일 기준 BDI는 878포인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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