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해외시장 선점 위해 공격적 행보

 

27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창립 15주년을 맞이한 셀트리온이 잇달아 바이오시밀러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 상위 10개사에 들겠다는 올해 목표에 한발짝 다가간 셈이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 27일 열린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올해는 셀트리온그룹이 큰 도전을 하는 해이다. 중기적으로 순이익 1조원을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시밀러를 내세워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면역치료제 램시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로 미국과 유럽 시장을 잡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셀트리온은 잠정 영업이익이 71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2% 증가했다. 매출액은 2088억원으로 24.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504억원으로 1.3% 줄었다. 올해는 영업이익 4886억원, 예상 매출은 8604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 바이오시밀러 실적도 ↑

지난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도 국내 실적 160억원을 올렸다. 발매 이후 2014년 91억원, 2015년 119억원 등으로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오히려 오리지널 의약품 엔브렐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램시마는 큰 성과를 이뤘다. 2013년 6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고 1년 만에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했다. 미국 화이자를 통해 판매되는 램시마는 환자수 14만명을 넘어서며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은 미국 특허청(USPTO)에 제넨텍을 상대로 특허무효심판(IPR)을 청구했다. 제넨텍은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지고 있는 제약사다. 특허무효심판은 오리지널의약품 제약사가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낼 수 없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허셉틴은 복제약 방어가 가장 중요하다. 제넨텍은 유사특허 신청으로 특허를 2030년까지 늘린 상태”라며 “셀트리온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로 미국 시장 출시에 시동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대를 받았던 트룩시마도 22일 유럽 EMA 승인을 받았다.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로 얻은 첫 유럽 허가다. 이번 EMA 판매 허가 승인으로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연합 28개국과 유럽경제지역 3개국 등 총 31개국에서 허가승인 절차 없이 트룩시마를 판매할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오리지널의약품들은 세계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크다”며 “램시마의 성공처럼 해외에서 판매승인허가 후엔 긍정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규모 큰 제약사들과 경쟁… 오리지널 의약품 선호 시장 분위기는 걸림돌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의 큰 라이벌이다. 셀트리온 램시마가 먼저 유럽 시장을 선점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

지난해 3월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플릭사비 허가신청을 했다. 플릭사비와 램시마는 둘 다 면역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측은 유럽보다 미국 출시 간격이 짧아 미국 처방시장이 유럽보다 몇 배 크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진 제약사들과 경쟁도 피할 수는 없다. 로슈는 신약 출시로 바이오시밀러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오리지널의약품 매출액이 내려간 탓이다.

항암제 시장 또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는 항암제 시장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해 시장에 들어가기 힘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치료제와는 달리 항암제의 경우 환자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많은 의료인과 복제약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제약업계는 램시마가 유럽시장 매출이 높지만 항암제 시장은 오리지널 의약품이 대세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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