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조종사와 임금협상 문제는 말 아껴

조원태 대항항공 사장이 27일 인천 중구 대한항공 인천정비격납고에서 열린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 언론 공개 행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항공이 개최한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 국내 공개행사에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이 등장했다. 이날 자리는 ‘대한항공 3세’인 조 사장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기자들과 마주하는 첫 간담회였다. 

 

이날 조 사장은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 관련 내부 보안 방침과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그룹의 호텔 사업 확장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소통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조종사 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답변을 내놨다.  

27일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정비격납고에서 차세대 항공기 보잉 787-9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조원태 사장과 보잉 마케팅 담당 임원 등이 참석했다. 신기종 설명 이후에 기내에서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조 사장은 기자간담회에 직접 나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대한항공 기내 취객 난동 사건 이후 기내 안전 강화 방안에 대해서 “사건 이후 회사는 기내에서 발생하는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을 기장과 승무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기로 했다”면서 “만약 승객이 다른 승객에게 위협을 가한다거나, 안전운항에 방해가 된다고 승무원이 판단해 취한 행동에 대해, 추후 어떤 법적 문제가 생길지라도 회사가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조 사장은 대한항공이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건설중인 윌셔그랜드호텔(Wilshire Grand Hotel)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그는“한진그룹이 대한항공에 전력을 쏟는 것은 맞지만 전체로 보면 한진그룹은 물류 기업이다. 회사는 물류와 관련되지 않은 사업에는 진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제주도와 미국에 짓고 있는 호텔은 여행업이라는 큰 범위에 속한다. 같은 업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항공업 이외 사업 분야에 대한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취임 초부터 ‘소통 경영’을 강조해온 조 사장은 경영 철학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 “직원들과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객 본부장과 화물 본부장을 할 때에도 임원과 직원들과 많이 대화했다. 지금도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조종사 노조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없이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조 사장은 “노조와는 처음(취임 당시)에 한번 만나고 그 이후로 지금도 계속 이야기는 하고 있다. 조만간에 좋은 소식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조원태 대항항공 사장이 27일 인천 중구 대한항공 인천정비격납고에서 열린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 기내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견혜 기자
지난해 시작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사측 간 임금 인상 대립각은 여전하다. 조종사 노조는 임금인상률 29%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다른 노조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1.9% 인상안을 고수 중이다. 노조는 지난해 12월에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조 사장은 지난달 11일 취임 직후 첫 행보로 조종사노조, 조종사새노조, 일반노조 등 사내 3개 노동조합을 찾아 “중간점을 찾자”고 발언해 해결가능한 안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후 아직까지 임금협상에 대해 가시화된 인상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보잉 787-9은 탄소복합소재, 알루미늄합금 등 첨단소재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해당 기종은 269석 규모로 아시아나항공이 4월 중 새로 들이는 300석 규모의 A350-900보다 작은 사이즈다. 좌석당 연료소모율을 20% 개선했고, 탄소배출도 20% 줄였다.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보잉 787 제작과 설계 사업에 참여했다. 보잉 787-9는 3월 중순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6월 이후에는 토론토, LA, 마드리드 등 장거리 노선에도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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