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벗어난 것은 매력 요인…중도금 대출승계 어려워 매수 신중해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어있는 매물정보를 시민이 유심히 살피고 있다. / 사진=뉴스1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한 신규 분양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조이기가 확산하면서 수요자의 관심이 분양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도금 대출 규제의 반사이익 영향으로 지난 1월 서울 분양권 거래건수가 10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입주권 제외)은 3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에 비해 38.1% 급증한 수준이다. 해당 통계가 집계된 2007년 이후 1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다. 설 연휴가 

낀데다 부동산 침체로 수요심리가 위축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분양권 거래는 이달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분양권 거래량은 227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1.4건이 거래된 셈이다.

이처럼 최근들어선 분양권이 이미 중도금 대출이 확정돼 있고 무이자 또는 이자후불제 적용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11·3대책 이전에 분양해 전매제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파크자이와 래미안답십리미드카운티, 동작구 아크로리버하임, 롯데캐슬에듀포레, 서대문구 DMC2차아이파크, 은평구 힐스테이트백련산4차 등 단지는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 또는 이자 후불제로 이용할 수 있다.

이달 말과 다음달에는 시장의 관심단지 중 하나인 서울 강동구와 강남구 단지에서 전매가 추가로 풀린다. 삼성물산이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짓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와 현대건설이 분양한 서울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아파트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그것이다. 두 단지가 공급되는 강동구와 강남구 역시 11·3 대책으로 전매금지 지역으로 지정 된 만큼 전매가능 물량으로 희소성을 갖췄다.

다만 업계는 분양권 거래 열풍을 이어갈 정도로 장기간 이어지긴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대출규제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자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현금 확보없이 거래하기엔 부담된다는 이유에서다. 전매제한이 없거나 풀려 분양권을 내놔도 분양권 매수자로의 중도금 대출승계가 쉽지 않다. 은행들이 전과 다르게 분양권 매수자의 상환능력을 심사해 대출 승계여부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분양권 거래 증가는 매매 시장 침체에 따른 대체재 성격이 강하다”며 “그러나 분양권 거래 역시 시장 전반의 상황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엔 분양권 중도금대출 승계까지 어려워지고 있어 더 늘어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 분위기로 봐선 일시적 현상일 뿐 트렌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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