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조사 결과…국내‧외 신용평가 평균 4.8등급 차이나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1등급을 받은 현대자동차는 해외 평가사들로부턴 7.7등급을 받았다. / 사진=뉴스1

대기업들이 국내와 해외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들에게 부여받는 신용등급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평가사들로부터 최고 등급(1등급)을 받은 기업들이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턴 7등급 수준을 받아 괴리가 크게 나타나 투자자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 3년 간 국내 및 해외 주요 신평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은 51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국내 3대 신평사로부터 받은 평균 신용등급이 ‘AA+(조정수치 1.6)’인 데 반해 해외 3대 신평사의 평균 신용등급은 ‘A(6.4)’로 4.8등급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국내 신평사에게 최고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신평사로부턴 박한 평가를 받고 있었다. 국내에서 1등급을 받은 현대자동차와 KT는 해외에선 각각 7.7, 7.3 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마찬가지로 1등급을 받은 SK텔레콤과 부산은행 역시 해외에선 7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가장 차이가 큰 곳은 롯데쇼핑이었다. 롯데쇼핑은 국내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2등급(AA+)을 받았는데 해외에선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모두 10등급(BBB-)을 받아 투자 부적격 등급을 가까스로 면한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이마트, 에스케이엔에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카드 등 9곳은 7등급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기아차(5.7), 현대캐피탈(5.7), 현대해상 대구은행(5.5),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5.3), LG화학 현대글로비스 광주은행(5)이 5등급 이상의 격차를 보였고, 5등급 미만 격차는 대부분 공기업과 금융사들에 해당됐다.

국내‧외 신평사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 평가사들은 국가 신용등급을 반영하는 반면, 국내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차이는 투자자들에게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내 신용평가가 높게 평가되면 기업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고 해당 기업 채권을 사는 투자자들은 그만큼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기업들은 대부분 신용등급 간 격차가 3등급 미만으로 양호했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증권금융이 2등급 차이로 가장 작았고, 한국석유공사, 한국철도공사가, 중소기업은행 등이 2.3~2.7 등급 차이를 보였다.

공기업을 제외하고 신용등급 격차가 가장 작은 곳은 삼성화재로 3등급 차이에 불과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NICE신용평가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를 받았는데, S&P로부터는 4등급인 AA-를 받았다. 지난해 3대 국제 신평사로부터 모두 5등급(A+) 삼성전자는 국내 신평사로부터는 평가를 받지 않는다. 

 

국내외 신용평가 괴리 큰 상위 20대 기업 현황. / 표=CEO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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