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 상승세 이끌기에는 역부족일 듯…규제에 발묶인 다른 단지들은 서울시 항의방문 움직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모처럼 웃었다. 11·3 대책으로 좀처럼 거래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재건축 시장이 전체 매매시장 상승세를 이끈 것이다. 다만 재건축 시장의 전반적인 회복이 아니라 호재를 맞은 일부 단지에 국한된 사례여서, 이같은 오름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보다 0.2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3 대책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재건축 강세는 일반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주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0.06%)의 오름폭 역시 지난해 11·3 대책 이후 가장 크다.

재건축 시세를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의 상승률(0.78%)이 가장 컸다. 서울시가 층수제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50층 이상의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진 잠실주공5단지 호가가 치솟은 영향이다. 앞서 서울시는 잠실5단지에 대해 "일부 구역을 컨벤션·쇼핑·전시 등 광역 중심에 맞게 용도를 수정한다면 부분적으로 50층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이 아파트 호가와 매매가는 서울시의 발표 이전에 비해 1억원 이상 급등했다. 실제 서울시 발표 다음날인 10일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76.50㎡는 14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달만 해도 13억원에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좀처럼 거래가 되지 않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강남구(상승률 0.30%) 재건축 상승률 역시 송파구의 뒤를 이어 큰 폭으로 올랐다.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포4단지 조합에 따르면 이곳은 지난 주말 강남구청에 관리처분인가 계획을 신청했다.

관리처분인가 제출은 최근 재건축 추진 단지가 가장 단기목표로 두는 업무 중 하나다.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계획 제출 여부에 따라 정부에서 거둬들이는 세금 비율이 큰폭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개포4단지 역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가장 우려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을 게 확실시되자 부담이 적어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개포동 마루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전용면적 35㎡가 8억3000만원에도 거래가 안됐는데 지금은 매도자들이 8억7000만원 이상을 원한다”며 “사업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거래가 활성화되고 모처럼 바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재건축 단지는 호재로 얼어붙었던 매매거래가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 분위기는 사정이 다르다. 당장 강남 재건축 1번지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초고층 추진이 불발되면서 매맷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단지는 국회 청원 및 서울시 항의방문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 일부 단지가 주도하는 매매시장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좀 더 두고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호재를 입은 단지들이 시장 전반에 온기를 줄 수는 있지만 대외적 요인이 하방압력을 받고있는 만큼 기폭제 역할을 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은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도계위의 최고 50층 허용 가능성 발표나 관리처분인가 계획 제출 등은 변경되는 사항은 아니어서 시장의 단기 상승을 주도할 수는 있다”라면서도 “다만 대출규제나 금리인상 불안감, 입주물량 증가 등 외부 악재가 있는 만큼 장기적 상승으로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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