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수장 논의도 못하고 30분만에 종료…이재용 부회장 구속 후 더 움츠려 든 전경련

조직 존폐 위기 속에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이사회가 회장 후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못한 채 30분만에 끝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표지석. / 사진=뉴스1

조직 존폐 위기 속에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이사회가 회장 후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못한 채 30분 만에 끝났다. 한때 ‘전경련 잔류’를 공언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조차 결국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경련은 17일 오전 11시 30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정기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통제 속에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기 탓에 정족수도 못 채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정작 알맹이는 빠진 회의였다. 10대 그룹 인사들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고 이사회의 핵심의제였던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조차 못했다. 이사회는 회장을 선출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다음주 24일 열릴 예정인 정기총회 때 회장 선출을 하기 위해 후보에 대한 논의 정도는 이뤄졌어야 했다.

다음 주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되는 전경련으로선 뼈아픈 이사회였다. 회장단 중에는 허창수 현 회장(GS그룹 회장)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단 두명만이 참석했다. 이사회에 참여하는 100개 회원사 중 대표 등이 실제 참석한 회원사는 50곳 정도로 나머지는 위임장으로 대신해 김이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삼성, SK, LG 총수와 달리 전경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신동빈 회장마저 이사회에 불참했다는 것이 전경련으로선 더 큰 위기감을 갖게 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까지 전경련 회장으로까지 거론됐으나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특검 수사 연장 가능성이 커지며 수사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사실상 롯데도 전경련을 탈퇴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4일 열리는 전경련 총회는 회장 선출이 핵심이다. 전경련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부재 시 회장단 중 가장 연장자인 사람이 회장을 맡도록 돼 있다. 해당 인물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지만 강제성이 없는 정관인데다, 특검 수사가 계속되는 현 시기에 그가 정경유착 창구로 지목된 전경련 회장직을 맡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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