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제개편 발언에 채권시장 약세…한은 채권 매입에도 장세기조 못 바꿔

채권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9일 오전 진행된 조찬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 개편안 발표를 준비중이라고 언급했다, 사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뉴스1

10일 채권 시장이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 개편 소식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세제 개편을 필두로 미국 기업 경기가 살아나고 경제 성장이 촉진될 것이란 기대감에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진 탓이란 추정이 나온다. 이날 진행된 한국은행의 채권 단순 매입은 채권 금리 상승폭을 다소 누그려 트렸지만 기조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2.0bp 상승한 1.668%을 기록했다. 5년물은 3.3bp 오른 1.856%, 10년물은 2.9bp 오른 2.151%에 거래를 마쳤다. 20년물은 1.4bp 상승한 2.189%, 30년물은 1.1bp 오른 2.195%로 집계됐다. 초장기물인 50년물은 1.0bp 상승한 2.195%로 마무리됐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는 트럼프 효과와 한국은행 효과가 양쪽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세제 개편안 발표를 예고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안에 세제개편과 관련해 깜짝 놀랄 만한 발표를 할 것"이라며 "미국 주요 기업이 지고 있는 전반적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채권 시장에서는 유럽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내 트럼프 리스크 부각 등으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영향을 받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 발언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축소되는 모습이다. 

 

이날 시장에는 한국은행의 채권 단순 매입도 진행됐다. 한국은행에서 국고채 매입을 진행할 경우 채권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P) 운영을 위한 대상채권 확충을 위해서다. 매입 금액도 국고채 7000억원 어치 수준으로 시장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매입에 나섰던 지난해 11월보다는 시장 영향력이 낮았다. 당시에는 1조500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트럼프 효과로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였으나 당장 다음주 장세는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전히 유럽 정치 리스크는 부담으로 남아 있고 내일 새벽 진행되는 미국과 일본간 정상회담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한 운용사 채권 딜러는 "트럼프 정책은 구체화되기 전까지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음주에 예정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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