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대거 풀리며 전세시세 전반적 하락세

 

입주를 시작하는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 사진=뉴스1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서울 전세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의 전세가 상승률은 수년간의 급등세에서 벗어나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세보증금액 자체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올 봄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강동구와 성동구를 눈 여겨 볼 것을 조언한다. 두 지역에서 각각 3700가구, 2000여가구의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풍년을 이뤄 선호층수 등 선택의 폭을 넓혀 집을 고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동구에서는 이달 초부터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3698가구가 입주를 진행중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고덕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최고 35층 총 51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한강과 고덕산자락이 단지를 감싸고 있는 구조로 지하철 5호선 고덕역이 도보 5분거리에 있는 초역세권이다. 단지 내부에는 키즈카페, 북카페, 사우나, 골프연습장 등 주민편의시설이 고루 갖추어져 있다. 명덕초, 묘곡초, 명일중, 배재고, 광문고 등 주변에 학교가 많아 자녀교육 환경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주변으로 주택가가 대규모로 형성돼 있어 이마트, 강동종합시장,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등 편의시설이 많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74㎡(약 25평) 기준으로 4억5000만~5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신규입주 물량 증가는 인근 아파트 전세가에까지 영향을 미쳐 기존 아파트 전세가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번주 강동구 전세는 전주 보다 0.46% 내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다소 노후한 단지들은 중대형 평형도 3억~4억원대에 전세 물건을 찾을 수 있다. 실제 강동구 명일동 우성아파트 공급면적 102㎡은 전세 4억5000만원~4억7000만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5000만원 가량 떨어져 4억~4억200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고덕동 고덕아남아파트 공급면적 125㎡는 3억~3억4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성동구 역시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단지 입주가 이뤄지고 있어 전세가가 많이 내려간 상태다. 성동구 왕십리에서는 2096가구 규모인 센트라스 1·2차의 입주가 마무리 단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센트라스의 경우 입주를 한달여 앞둔 시점인 지난해 10월 말에는 전용 59㎡가 5억4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호가가 최저 3억8000만원 선까지 주저앉았다. 전세가가 1억원에서 최고 1억5000만원까지 하락한 셈이다.

높은 몸값을 유지하던 성동구의 전셋값이 꺾인 것은 지난해 말에 집중된 신규 입주물량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센트라스를 시작으로 12월에는 1976가구에 달하는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가 입주를 시작했다. 통상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아지면 집주인들이 아파트 잔금을 치르기 위해 전세매물로 내놓고 보증금을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신도시의 경우 전셋값이 주변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특징을 보인다”며 "입주가 본격화되고 생활인프라가 갖춰지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값이 뛰는 경향이 있어 입주 초기 미리 선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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