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 속 우량채 수요 증가 영향

기아차가 주가 약세 속에서도 회사채 시장에서는 전 트렌치 오버부킹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은 기아차 광명 소하공장 / 사진=뉴스1

기아차가 회사채 시장에서 초과청약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기아차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용등급 AA+등급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회사채 시장에서는 유동성 장세 속에 우량채 수요가 몰리고 있어 당분간 회사채 흥행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전일 마감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8900억원의 유효수요를 모집한 것으롷 알려졌다. 만기별로 3년물에는 13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고 5년물에는 5100억원, 7년물에는 2500억원 규모의 유효수요가 유입됐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이 주관사를 맡았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주식 시장에서 기아차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말 주가가 4만원대 밑으로 내려온 이후 이달 들어서도 3만8000원대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도 기아차는 전일대비 300원(0.82%) 하락한 3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 주가 부진에는 실적 부담감이 깔려 있다. 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점과 올해 미국 시장 판매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그러나 공모채 시장에서는 여전히 현금 창출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기아차가 수요부진과 경쟁비용 증가 등 부정적 요인에도 기본적으로 자본적지출(CAPEX)을 상회하는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재호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주요 시장의 경쟁심화와 이에 따른 투자부담 상승의 부정적 요인과 안정적 영업현금흐름 창출 등 긍정적 요인을 모두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도 현 수준의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아차의 회사채 흥행을 시장에서는 유동성 장세 속 우량채 수요 증가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 AA등급 이상의 우량채에 유효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지난달 AA-등급인 SK브로드밴드는 5년물에서 경쟁률 3.5대1을 기록했고 AA+등급의 호텔롯데도 3년물과 5년물 각각 4.3대1, 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여기에 A+등급인 한화케미칼도 경쟁률 12.7대1로 집계됐다. 발행 계획을 뛰어넘은 수요에 세 회사 모두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이달 들어서도 AA등급인 한온시스템과 AA등급인 LG이노텍, A-등급인 AJ렌터카 등이 수요예측 흥행에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한온시스템은 5년물 경쟁률이 3.9대1, 7년물 2.2대1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은 3년물과 5년물에서 각각 4.9대1과 4.0대1을 기록했다. AJ렌터카 역시 기존 발행 금액을 넘어서는 유효수요가 들어오면서 증액을 결정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유동성 장세를 보이면서 우량채 위주의 유효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신용등급만 확실하다면 당분간 증액발행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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