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일본 올림푸스‧KDDI 스타트업 투자 집중

 

 

중국과 일본에서 정부와 대기업이 손잡고 오픈이노베이션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중국, 일본 창업 시장이 커지면서 현지 스타트업들 인수합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가혁신 주도 발전전략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명시했다. 2015년부터 창업투자유도기금을 설립해 국가신흥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인재양성과 과학연구도 활발하다. 그야말로 중국은 개방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세계 최대로 커졌다. 유니콘(시장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은 143개로 3년 사이에 4.5배 증가했다. 샤오미, 디디추싱도 세계 스타트업 순위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선 창업 시장이 커 경쟁이 치열하다. 스타트업이 빠르게 생겨나고 사라진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일컬어지는 BAT는 대표 성공 사례다. 이 세 기업은 동영상, 차량 공유, 소셜커머스, 모바일 결제 등 부문에서 신생 스타트업을 인수 합병하거나 투자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작년 인터넷 패션유통 스타트업 메이닷컴에 1억 달러(약 1145억 3000만원)를 투자했다. 메이닷컴은 상하이에서 패션 브랜드와 연결해 제품 촬영과 배송, 점검까지 맡아주는 업체다. 알리바바는 투자 이후에도 꾸준히 빅데이터 분석이나 운영에 도움을 준다.

1월 중국 음식, 영화 예매 플랫폼 메이투안-디안핑은 텐센트와 벤처캐피탈(VC) DST글로벌 투자를 받았다. 투자액은 33억달러(약 3조 8176억원)였다.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180억달러(약 20조 6154억원)으로 올라갔다.

투자가 아닌 지원을 해주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활발하다. 무료 코딩교육 스타트업 우다시티가 대표 사례다. 차량공유서비스 기업 디디추싱은 우다시티와 계약을 맺고 커넥티트카(connected car) 수업을 제공한다. 수강 후 증명서를 발급해 기업에 인재를 추천할 수 있다. 기업은 지식을, 스타트업은 사람을 공유하는 예다.

한편 일본은 대기업들이 발벗고 기업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하는 추세다. 스타트업 투자로 기술 혁신을 하겠다는 의도다. 약 60~80%에 달하는 투자 딜에 대기업이나 CVC가 참여 중이다. 인터넷 기업과 이동통신사, 제조사,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벤처기업 통계업체 벤처리서치에 따르면 벤처,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일본 펀드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3년 31개에 불과했던 펀드는 2014년 41개, 2015년 52개로 늘었다. 1990년대 설립된 벤처기업들이나 기존 대기업들이 새로운 스타트업 투자펀를 활발하게 설립한 덕분이다.

금동우 한화드림플러스재팬 센터장은 “일본은 정부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혁신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그 맥락에 따라 스타트업과 연계된 여러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의 스타트업 역시, 특정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시장을 리딩하려는 노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다”고 전했다.

일본 카메라업체 올림푸스는 자사 기술을 공개해 개발자, 제작자, 사용자와 새로운 사진체험을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일본 민간통신회사 KDDI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 연구개발 관련 기술협력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KDDI는 무겐라보라는 민간 인큐베이팅 사업을 5년째 운영 중이다. 1년에 스타트업 2개를 선발해 투자하고 협업한다.

지방 오픈 이노베이션도 인상깊다. 일본 후쿠오카 시는 글로벌 창업 국가전략특구로 선정된 스타트업 특화 도시다. 이유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매니저는 “후쿠오카 시는 스타트업 카페, 스타트업 장학금, 챌린지 마인드 교육 등을 창업자에게 제공한다”며 “스타트업 체류 비자까지 제공된다. 한국도 지방 스타트업 협력 체제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는 중국과 일본시장 진출을 주목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전략은 국내 스타트업에게는 처지에서는 해외시장을 선점할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 기술 협업과 제휴를 통해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석기 KOTRA 중소기업지원본부장은 “인큐베이팅 사업이나 CVC 투자 등 스타트업붐에 편승하려는 기업이 많지만 많이 실패한다”며 “중국과 일본은 산업별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세우고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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