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률 높은 것은 기회의 땅이라는 반증”

인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현지 인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인도로 몰리면서 인재 채용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이에 이직 시장마저 활성화하고 있어 국내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

9일 국내 기업 인도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내 인력 구성은 적으면 15%, 많으면 43%까지 변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에 들어온 직원 대부분은 3년을 넘기지 않고 다른 회사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인도법인 관계자는 “인사 평가가 좋은 사람은 좋아서, 좋지 못한 사람은 좋지 못해서 이직한다. 인도에서는 이직하지 않는 것을 두고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 해석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이 밀집한 인도 구르가온 사이버시티에서 현지 채용 직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사진 = 배동주 기자

최근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선 다국적 기업이 연구개발 센터 구축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인도 내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지로 떠오른 남부 카르나타카주 방갈로르에는 IBM,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에릭슨, 오라클, 지멘스, 엑센추어 등이 밀집해있다.

지난해 6월 아마존이 개발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3조5000억원을 투자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하이드라바드는 데이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은 투자에 대해 “인도의 경제잠재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미 일자리 4만5000개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도가 경제 활동 가능 인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수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인도 전체 국민의 평균 연령은 29세로 주요 국가 중 젊은층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 될 전망이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인도 시장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는 선지급 휴대전화 잔액확인 애플리케이션 트루밸런스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인력 확보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밸런스히어로가 개발한 트루밸런스는 통신료, 데이터료의 사용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요금을 추천해주고, 잔액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인도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선지급 요금제를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2년 만에 4000만명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류승완 밸런스히어로 사업개발팀장은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광고 서비스, 충전 서비스에 이어 올해 결재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서 “인도 인력 시장은 지나친 활황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 진출한 한 건설자재 제조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직이 높은 것은 인도가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분위기가 좋은 회사를 만들어 직원 이직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이 밀집한 인도 구르가온 사이버시티에서 현지 채용 직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사진 = 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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