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유한양행, 스타트업 협업·투자로 성장기반 마련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제1회 한미약품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 참석하여 인사말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제약사들이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오픈이노베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신약을 개발하고 수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협업하거나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미국 안과전문 바이오벤처 알레그로에 2000만 달러(약 229억 5000만원)를 투자했다. 그 결과 망막질환 치료 신약 루미네이트를 공동 개발하는 성과를 이뤘다. 또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레퓨젠과 유망 항암제 등 신약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또 한미약품은 창업투자사 한미벤처스를 설립했다. 초기단계 유망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신생 제약, 바이오벤처 등에 투자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활발히 운영하겠다는 의도다.

유한양행도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사로부터 도입한 폐암치료 신약후보 물질을 중국 뤄신사에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 또 국내 기업인 바이오니아, 테라젠이텍스, 엔솔바이오 등에도 지분투자를 진행하며 개방형 혁신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녹십자는 항체발굴 바이오벤처사인 와이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제를 공동연구하기로 결정했다. 또 보령제약은 도네페질 제제 치매치료 패치 개발을 위해 바이오벤처 라파스와 계약을 맺었다.

한편 대규모 바이오벤처를 조성하는 방안도 나왔다. 미래에셋그룹과 셀트리온은 1500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협의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향후 10년간 신성장동력 분야 벤처기업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사는 오픈이노베이선 전략으로 신약 성공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타트업들과 협업하면 신약 개발기간이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제약사 자본과 스타트업 기술이 융합돼 자체 신약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신약개발 성과와 연동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초 개최하기로 했던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은 연기됐다.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은 신약 개발 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들과 제약사, 투자자들이 참석하는 행사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 항암제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반환당했다. 사노피와 맺은 5조원 계약도 일부 내용이 변경되며 1조2500억원 축소됐다. 기술수출 계약해지와 축소로 신약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오픈이노베이션 사업도 열기가 줄어들었다.

또 아직 초기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가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국내 초기 바이오벤처 투자액은 1605억원이다. 전년(385억원)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미국보다는 적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 제약사들이 신생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늘리면 다양한 신약들이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의약 프로그램디렉터(PD)는 “제약사들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스타트업와 협업하고 투자하는 것은 신약 개발 범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이라며 “미국 제약바이오업계는 어려운 신약개발 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초기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늘린다. 한국도 곧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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