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경기전망조사…제조업보다 비제조업 더 고통

 

지난 21일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호남지역 수출기업을 방문해 대표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책을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중소기업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미국, 중국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중기중앙회)는 2017년 2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를 30일 발표했다. 대상은 중소기업 3150개다.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업황전망 건강도 지수(SBHI)는 78.8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81.7점 보다 2.9점 떨어졌다. 중소기업 건강도 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중소기업 업황전망 건강도 지수(SBHI)는 중소제조업 경기전반을 예측하는 지수다. 100이상은 경기상승, 100이하는 경기하강을 전망하는 업체가 많음을 나타낸다.

특히 비제조업 분야는 77.7점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82.7점보다 5점 하락한 것이다. 중기중앙회가 2015년 비제조업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그에 비해 제조업 분야는 80.3점으로 지난달(80.4점)보다 0.1점 내려갔다. 업종별로 하락세도 달랐다. 제조업인 음료, 식료품 등 8개 업종은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자동차, 의료, 정밀기기 등 14개 업종은 상승했다. 비제조업은 도매 및 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 등 6개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전문가는 소비심리가 위축돼 판매량과 매출이 떨어진 것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달 중소기업 과반수 이상(61.1%)은 내수부진을 애로사항으로 뽑았다.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았다. 이어 45.4%는 인건비 상승, 41.1%는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집계됐다.

국내 소비심리는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1월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이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 75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사드배치 등 중국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해외진출을 고려하는 중견기업도 크게 떨어졌다. 중소기업청이 30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공동으로 실시하는 중견기업 실태조사발표 결과에 따르면 신규 해외진출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24.1%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인 45.2%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문경란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이후 보호무역주의는 더 심해져 한미 무역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중소, 중견기업들은 관세나 규제 등으로 피해가 더 심해질 수 있어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중소, 중견기업 지원을 늘리겠다고 누누이 말해왔다. 연구개발 금액을 늘리고 후불제 지원도 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 중간다리인 액셀러레이터 4개 기업들도 공식 지정했다. 설 연휴에도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삼화플라스틱을 방문했다. 삼화플라스틱은 수출선도기업이다. 성장하는 중소기업들을 계속해서 지원하겠다는 행보라고 분석된다.

그러나 업계는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차원에서 내수기업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미국, 중국과의 관계 문제가 있지만 우선 내수에 집중하는 중소기업들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단기간 소비심리 위축문제라고 보기엔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피해가 상당하다. 앞으로 국내 중소,중견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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