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론 놓지 않는 연준…비둘기파 우세 전망

세계 증시가 2월초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하는 가운데 이번 FOMC는 비둘기파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 / 사진=뉴스1

세계 증시가 2월초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이후 보여준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어떤 판단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 불편해 하고 있다는 점이 금리 인상 경로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내 증시에서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된 FOMC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관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급격한 변화를 나타낼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예상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후 첫 FOMC인 만큼 불확실성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7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국 경제에는 기대와 우려가 균형을 잡는 중이라는 평가다. 재정정책과 무역정책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당분간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는 경기지원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연준 위원 12명中 2명 공석…비둘기파 6명  

 

미국 현지에서는 이번 FOMC는 비둘기파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FOMC에서는 참석 인원 가운데 2명이 공석인 상태다. FOMC에 참석하는 멤버는 총12명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진 7명과 뉴욕 연방은행 총재, 4명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로 구성된다. 연준 이사진 가운데 2명이 공석이다. 2명의 연준 이사진은 올해 상반기 중 선임될 예정이다.

 

참석이 예정된 10명의 FOMC 위원 가운데 6명은 비둘기파적 성향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명 가운데 2명은 중도로 분류되고 2명만이 매파적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달러 우려 발언을 감안하면 이번 FOMC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 언급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유지하고 있다. 출범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기업 감세안과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주요 재정정책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은 상태다. 

 

반면 보호무역 조치는 대통령 취임식 직후 발빠르게 진행되면서 시장내 우려감이 높아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연준이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을 지켜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도 통화정책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직 과열 걱정은 시기상조다. 연준의 정기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는 미국 12개 지역 경기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최근 "고용시장의 과열이 인플레이션 급등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으며, 경제성장이 단기간내 급격히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 투자 꺾인 한국…잠재성장률 훼손 우려

 

연준의 비둘기파적 성향이 국내 증시에는 다행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가 과열에 들어서고 있다는 추가적 증거 없이는 당분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국 경제는 성장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에 대응할 여력이 많지 않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GDP성장률은 2.7%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은행이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 부합하는 내용이나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성장률 목표치는 만족했지만 건설투자에만 집중된 내용은 부실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국내 GDP 성장률 가운데 건설 투자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2.4%, 정부소비는 +3.9% 증가한 것에 비하면 과도하게 집중된 모습이다. 더구나 설비투자는 2.4%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순수출도 1.6% 감소했다. 전체 성장률에서 설비투자와 순수출은 각각 0.2%p, 0.5%p 낮췄다.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GDP 성장률은 크게 하락한 셈이다.

 

건설투자의 성장률 견인도 꺾였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건설투자는 1.7% 감소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이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이 급격히 가시화될 경우 대응 여력에 의문이 나오고 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GDP성장률은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부양 등 단기 부양책으로 전체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건설투자의 10%대 성장은 지속하기 어렵다"며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 위축으로 미뤄 볼 때 잠재성장률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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