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회복 흐름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맞물려 성장 가능성 확대 돼…정치적 리스크 여전해 투자시 유의해야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인도·아프리카·중동·동유럽 등지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갖히면서 투자자 시선이 세계 곳곳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친숙한 나라뿐만 아니라 비주류로 여겨졌던 인도·아프리카·중동·동유럽도 투자자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지역 국가들이 세계 경제 회복 흐름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는 까닭이다. 관련 펀드 수익률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색 지역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 13억 인구 성장 잠재력에 인도 펀드 주목

인도 경제가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꿈틀대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4년 5월 취임한 이후 외국인 투자 유치와 제조업 육성을 내세운 친시장 경제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는 조세체계를 일원화하는 단일부가세(GST) 도입,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 완화, 화폐개혁 등 적극적으로 경제 개혁에 나섰다. 이로인해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4~2015년 회계연도에 7.2%, 2015~2016년 회계연도에 7.6%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률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러한 상황 속에 인도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인도 펀드 중 하나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I’는 이달 26일 기준 1년 수익률이 25.36%로 인도 주식형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6개월 기준으로는 9.59% 수익률을 냈다. 이 펀드는 인도 금융회사(KOTAK MAHINDRA BANK, INDUSIND BANK)와 에너지·산업재(Hindustan Petroleum Corp, VOLTAS)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 2[주식](Cf)’도 21.79% 수익률을 냈다. 2009년 개설된 이 펀드 5년 수익률이 82.37%에 이른다. 6개월 수익률은 7.09%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금융주 비중이 34.21%로 앞선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의 금융주 비중(19.93%)보다 높다는 특징이 있다. 또 산업재 비중이 7.10%로 낮고 경기연동소비재 비중이 19.17%로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인도 인프라주에 투자하는 IBK자산운용의 ‘IBK인디아인프라증권투자신탁’, 인도 금융과 정보기술주 등에 투자하는 주식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 등이 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도 인도 관련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 받는 중동·아프리카 펀드

중동과 아프리카 경제성장에 투자하는 펀드도 투자자 이목을 끌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매장된 원자재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중동은 원유 생산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프리카는 구리, 니켈, 백금, 망간 등 광물 자원이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뤄지면서 이들 지역 투자 역시 조명을 받고 있다.

다만 국내에는 중동과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지는 않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펀드는 4개로 집계된다. 이 중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 KB자산운용의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이 순수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만 투자하는 펀드다. 나머지 펀드들은 중동·아프리카외 지역 주식들도 편입된 형태를 띄고 있다.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은 중동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쿠웨이트, 이집트, 요르단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레이트 주식 비중이 각각 35.3%, 33.70%를 차지한다. 금융 업종 비중이 51.47%로 가장 높다. 특히 카타르중앙은행주는 주식내 비중이 11.86%다. 1년 수익률은 21.1%, 3개월 7.21%다.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주식)A’는 남아프리카 주식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 펀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쿠웨이트 지역에 투자한다. 이중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식 비중은 51.34%로 절반 이상이다. 펀드내 구성을 보면 금융업종이 43.15%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경기연동 소비재 업종이 21.42%로 두 번째로 비중이 높았다. 중국 텐센트 최대주주로 알려진 남아공 종합미디어그룹 네스퍼스 주식 비중이 9.53%로 가장 높다. 26일 기준 1년 수익률은 22.48%, 3개월 수익률은 4.13%, 1개월 수익률 3.19%다.

◇ 러시아 효과 누리는 동유럽 펀드

동유럽 역시 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동유럽은 일반적으로 러시아를 포함해 중부유럽, 동부유럽, 구소련연방 국가를 포함하는 유럽 개발도상국을 지칭한다. 동유럽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는데다 발달하고 있는 내수 시장, 풍부한 자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유럽연합은 동유럽 인프라 확충을 위해 기금 활용 프로젝트를 동유럽에 집중시키고 있다. 실제 유럽집행위원회와 유럽개발은행은 결속기금 중 81%를 폴란드, 루마니아, 체코 등 동유럽에 집중 배정하기도 했다.

대다수 동유럽 펀드는 러시아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러시아 증시 움직임 영향을 많이 받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는 러시아 비중이 45.75%를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터키와 폴란드가 각각 15.73%, 8.33% 비중으로 투자된다. 1년 수익률은 42.49%, 3개월 수익률은 12.68%다. 이는 러시아 대표지수인 RTS가 최근 1년간 51.5%, 3개월간 18.8% 상승한 것과 비슷한 움직임이다.

KB자산운용의 ‘KB유로컨버전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러시아 비중이 33.48%로 펀드 내 비중이 가장 높다. 터키가 21.17%, 폴란드가 10.82%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펀드는 금융과 소재 업종 투자 비중이 각각 23.3%, 21.4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익률은 1년 34.51%, 3개월 9.44%를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투자 비중이 앞선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보다 낮은 것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동유럽 펀드에는 키움자산운용의 ‘키움Eastern Europe증권투자신탁’,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동유럽증권자투자신탁’,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봉쥬르동유럽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등이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인도·아프리카·중동·동유럽 지역은 인구와 원자재 자원이 많아 경제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들이다”며 다만 “인도는 최근 경제 성장률 전망이 7%초반에서 6%후반으로 과거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한계가 있고 중동과 아프리카는 정치 경제적인 혼란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동유럽 펀드는 러시아와 유가 의존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