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9.7% 성장…쏘나타, K5 판매량 전년 대비 각각 24.2%, 23.9%↓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구축한 양강 체제가 붕괴했다. 중형 세단 시장에서 고전했던 르노삼성과 한국GM이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 중형 세단 점유율을 빼앗아 왔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 모두 국내 중형 세단 시장 성장에도 판매 급감을 겪었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쏘나타는 지난해 구형과 신형을 합해 총 8만2203대가 팔리며 전년 10만8438대보다 2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 K7은 전년 판매량인 5만8619대보다 23.9% 줄어든 4만4637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중형 세단 시장 전체 판매량이 전년과 비교해 9.7%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판매 감소의 폭은 더욱 커진다.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 / 사진 = 현대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2015년 현대·기아차는 80% 넘는 시장 점유율로 중형 세단 시장을 장악했지만,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24.8%포인트 떨어진 55.8%에 불과했다. 쏘나타가 차지한 중형 세단 시장 점유율은 36.2%로 전년 52.3%와 비교해 16.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 K5 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8.6% 감소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자가용 부문과 가솔린 부문 등 세부 항목에서 르노삼성과 한국GM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어줬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1월 출시한 SM6는 출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5만7478대가 팔리면서 중형 세단 2위 자리를 꿰찼다. SM5 실적 6366대를 합하면 르노삼성 전체 중형세단 판매 실적은 6만3844대로 기아차 K5를 앞선다.

한국GM이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말리부는 반년 만에 3만2414대가 팔렸다. 전년 판매량 1만6384대와 비교하면 123.8% 증가했다. 한국GM이 말리부 디젤 모델이나 LPG 모델을 출시하지 않고 가솔린 모델 판매에만 주력한 것을 고려하면 판매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GM이 디젤 모델 대신 선택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인증 실패로 거의 팔리지 않았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K5 LPG 모델을 판매량 확대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K5 LPG 모델을 택시나 렌터카와 같은 법인 차량에 투입해 3만5916대를 판매했다. 이에 자가용 부문 판매는 쏘나타와 K5 각각 3만5023대와 2만1493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기아자동차 중형 세단 K5. / 사진 = 기아자동차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과거 현대차에 국내 시장은 만들면 팔리는 곳이었지만, 이제 시장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차량 구매 고려요소가 자동차 브랜드보다 차량 성능과 디자인, 고객신뢰 등으로 변하면서 지난해 상품성을 강조한 QM6나 말리부가 신차 효과를 딛고 쏘나타를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솔린 모델 판매량은 SM6가 4만3183대로 국산 중형 세단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어 말리부가 3만6194대 팔리며 뒤를 이었다.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전년까지 판매량 1·2위를 달린 쏘나타와 K5는 각각 3만1478대, 2만2580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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