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리오·포켓몬·리니지 등 과거 인기 IP 활용 ‘봇물’

닌텐도가 출시한 슈퍼마리오 런. / 사진=닌텐도
직장인 김영수(30·가명)씨는 최근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작했다. 과거 리니지2 플레이경험이 있던 그는 모바일게임으로 리니지2가 나오자 그 즉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리니지 2 레볼루션을 플레이해보니 과거 리니지2 시절이 떠올라 즐거웠다”며 “리니지2 성공 요인으로 게임성도 있지만 과거 리니지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많이 복귀해서 그런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게임업계에는 복고열풍이 거세다. 포켓몬스터 고, 리니지2 레볼루션, 슈퍼마리오 런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과거 인기 게임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재활용한 복고(復古) 게임이라는 점이다.

일본 닌텐도는 지난해 12월 모바일게임 슈퍼마리오 런이 출시 4일 만에 내려받기 4000만 건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슈퍼마리오 런은 일본 인기 게임 슈퍼마리오를 모바일 달리기 게임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슈퍼마리오 런의 인기는 원작인 슈퍼마리오의 열광적인 팬들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출시 직후 3일간 슈퍼 마리오 런의 매출 추정치는 1400만 달러(약 168억원)에 달한다.

슈퍼마리오 런에 앞서 나이언틱이 개발한 포켓몬 고도 지난해 출시돼 전 세계에 포켓몬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는 6억건, 매출은 9억5000만달러(약 1조121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포켓몬 고의 선풍적인 인기도 기존 원작인 포켓몬스터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팬심 때문으로 보인다.

포켓몬 고는 지난 24일 한국에 정식 출시돼 때아닌 포켓몬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 많은 유저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포켓몬 잡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지난 1990년대 후반 포켓몬 애니메이션이 TV에서 방영됐고, 해당 캐릭터 스티커가 포함된 빵이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친숙함이 사람들을 포켓몬 고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켓몬 고 게임화면. / 사진=원태영 기자
국내에서도 복고게임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0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린 엔씨소프트의 PC 온라인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용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난해 12월 출시 후 누적가입자수 500만명, 일일접속자수(DAU) 215만명, 최고동시접속자수(PCCU) 74만명, 오픈 첫날 매출 79억원, 일 최고 매출 116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매출 1000억원을 단 14일만에 달성했으며, 출시 후 1개월 누적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에 필적할만한 성과다.

이 게임에 앞서 지난해 12월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또 다른 리니지의 모바일버전 리니지 레드나이츠도 초반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뮤, 열형강호, 던전앤파이터 등 과거 PC게임 시절 인기를 끌었던 게임들이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해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영화·방송 등 콘텐츠 시장에 불어온 복고열풍이 게임 시장으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고게임의 강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달 수백개의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기존 인기 원작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들의 값어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복고현상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유저들이 과거의 향수에서 위안과 편안함을 찾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방송과 영화계에서는 이미 한차례 복고열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1000만 관객을 모은 국제시장과 tvN이 제작한 응답하라 시리즈 등은 모두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복고게임을 제대로 만들지 못할 경우, 그에 따른 위험도 크다고 경고한다. 원작팬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슈퍼마리오 런의 경우, 흥행 성공에도 불구 게임성에 대한 혹평이 계속돼 왔다. 단순히 한 때 유행했던 달리기 게임에 슈퍼마리오 캐릭터만 덧씌웠다는 비판이다. 원작에 비해 부족한 속도감과 조작의 재미 등이 아쉬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포켓몬 고 역시 원작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기존 게임에 비해 콘텐츠가 너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나이언틱 역시 이 부분을 공감하고 향후 업데이트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비슷비슷한류의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 유저들이 과거 인기 게임을 찾는 경향이 많다”며 “이미 국내외 게임사들은 과거 인기게임을 재해석하는 게임들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복고게임이 무분별하게 출시될 경우, 유저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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