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등 줄줄이 이어져…공급과잉 따른 역전세난 가능성

2~4월 서울 입주 예정 대단지 아파트 / 자료= 국토교통부

 

올 4월까지 수도권 소재 대다수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민을 맞기 시작한다. 특히 수도권 입주물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미분양 증가, 역전세난을 우려하는 ‘대단지 공포’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2~4월 서울 지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만3572가구다. 이는 전년 동기(5445가구) 대비 149.3% 증가한 수치다.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율은 전국(35.5%) 대비 4배 이상 높다. 

이같은 서울 지역 입주물량 ‘폭탄’은 대단지 아파트 입주시기가 이 기간 몰려있는데 따른 것이다. 2월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3658가구),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2415가구)이 입주민을 맞는다. 3월과 4월에는 서울 서대문구 e편한세상 신촌(1910가구), 서울 강서구 힐스테이트 아스터(1914가구), 서울 영등포구 래미안 에시트움(1722가구)에서 입주가 시작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는 유독 상반기에 서울 지역 대단지 아파트 입주시기가 몰렸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서울 지역 입주물량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서울 지역 주택 입주물량은 8만6937가구였다. 이는 전년 대비 34.2% 증가한 수치다. 경기 지역 입주물량 증가율(27.8%)에 과 함께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일부 지역에서 대단지 입주와 공급과잉에 따른 ‘역전세난’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 왕십리 지역 센트라스는 2097가구가 입주하는 대단지 아파트다. 인근 지역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와 입주시기가 겹쳐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전용면적 84㎥ 전세매물은 거래가가 입주 초기 6억원대에서 5억 초반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센트라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를 내놓을 목적의 분양 계약자들이 많다. 다만 전세거래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센트라스) 입주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분양계약 포기자가 발생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아직 그런 사례는 없다. 다만 전세거래가 원활히 이뤄져야 중도 계약포기자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역전세난은 미분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통상적으로 입주단지의 30% 가량이 전세매물로 시장에 공급된다. 잔금대출을 전세대금으로 치루려는 분양권 계약자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역전세난으로 전세값이 하락하면 대금마련이 어려워진다. 이는 중도 계약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지역 역시 공급과잉의 여파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7만 가구다. 이는 1999년(36만9541가구) 이후 최대치다. 이중 경기도에만 12만 가구가 집중된다. 서울 대단지 수요가 경기도로 분산되면서 역전세난, 더 나아가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설 이후 이사시즌에 돌입하면서 수요분산은 더 심화될 수 있다.

국토부 측은 서울 입주물량 증가세가 주택시장에 미칠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간 입주물량으로 환산 시 (서울 지역은) 입주물량 증가폭이 크지 않다”며 “입주물량이 증가한다고 곧바로 미분양 증가 등 주택시장 악재로 이어지지 않는다. (서울 입주물량 증가는) 전세난 해소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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