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성장동력 아웃렛 성공할지 미지수···자리잡는데 많은 시간 필요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사진=이랜드

 

이랜드그룹이 티니위니 브랜드 매각을 확정짓고 재무구조 개선과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속도를 낸다. 그러나 시장이 만족할 만큼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25일 티니위니를 중국 브이그라스에 약 8770억원에 매각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티니위니 매각대금 유입으로 올 1분기 부채비율을 240%까지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이랜드는 한국 까르푸, 그랜드백화점 강서점, 대구 동아백화점, 만다리나덕, 엘칸토 등 유통·패션사업에 대한 활발한 인수합병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이랜드의 부채비율은 한때 400% 가까이 올라갔고 현재는 300%대다.

◇부채비율 낮추기 위한 매각과 상장

티니위니 매각에 이어 이랜드는 부동산 추가 매각과 상반기 이랜드리테일 상장으로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랜드는 이미 지난해 서울 홍대역과 합정역 부지, 마곡상가 부지를 매각해 2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올해 상반기까지 5000억원의 부동산을 추가 매각할 예정이다.

부동산 매각만으로는 원리금 상환능력의 충분한 개선이 쉽지 않아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이 85%의 지분을 보유한 이랜드파크가 임금체불 문제에 휩싸여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심사 강화를 주장하며 한국거래소에 의견서까지 전달해 한국거래소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을 내려 시가총액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1조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 성도 뉴코아 씨티몰 오픈식. 왼쪽에서 다섯번째는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 사진=이랜드

◇새로운 성장전략, 수익창출 위해선 오랜 시간 필요

계획한대로 자산 매각과 상장이 완료된다면 이랜드그룹은 부채비율을 낮출 순 있지만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해선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랜드가 내세운 유통부문 성장전략은 중국에 아웃렛 형태의 쇼핑몰 등을 대거 출점하는 것이다. 이랜드는 2020년까지 중화권 전역에 100개의 쇼핑몰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선 백화점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성장하자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미 진출해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수익성도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유통형태 중 하나가 아웃렛이다. 이랜드는 향후 도심형아웃렛, 교외형아웃렛 등 다양한 몰을 출점해 중국 고객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에서 아웃렛 시장은 초기단계이고 사람이 붐빌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지는 않다. 이 때문에 이랜드의 쇼핑몰 사업이 온라인 위주로 재편된 중국 유통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또 아웃렛이라는 새로운 유통형태가 중국시장에서 인기를 얻게 되더라도 이랜드의 실적개선에 도움을 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은 “아웃렛이 중국에서 뜨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사람이 많고 크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교외형아웃렛의 경우 중국인들이 차를 타고 교외에 나가 매장을 찾아가야 하는데 이런 문화가 자리 잡으려면 최소 5년에서 1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소장은 “온라인 시장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많이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웃렛이 성공하려면 파격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거나 새로운 컨텐츠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랜드가 두 번째로 내세운 성장동력은 패션사업의 선택과 집중이다. 잘 되는 브랜드는 키우고 부진한 브랜드는 과감히 철수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패션업계의 침체기 속에서 패션사업으로 큰 수익을 내는 것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패션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 패션시장의 성장률은 수년째 3% 전후에 머물러있다.

이랜드 패션사업 역시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중국 백화점 영업이 위축되고 대표적인 이익창출 브랜드인 뉴발란스의 성숙기 현상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이랜드리테일을 제외한 패션부문 위주의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률은 2014년 9.7%에서 2015년 4.5%로 낮아진 데 이어, 2016년 3분기에 들어서도 3.9%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랜드 패션사업에서 효자노릇을 하던 티니위니를 매각하면서 매출감소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티니위니는 중국 내 주요 백화점 등의 직영매장을 통해서 4000억원이 넘는 매출과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던 브랜드다.

이랜드는 패션사업의 성장을 위해 티니위니같은 브랜드를 키우는데 열을 올릴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티니위니같은 강력한 브랜드를 키울 계획”이라며 “집중해서 키울만한 10개 정도의 브랜드 후보군이 있다. 금방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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