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단지 조정받는 동안 인근 일반아파트 오름세 보여

 

주택시장 침체에도 나홀로 반등하는 유망 단지들이 있다. 실거주 목적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이같은 추세는 11‧3 대책 이후로 뚜렷해지고 있다.

24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전용면적 84㎡가 14억원에 거래된 이후로 지금까지 약 3개월 동안 단 한 건의 매매거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1·3 대책 이후로 주택시장 열기가 꺾인데다가 최고 50층으로 짓겠다는 조합의 의지가 서울시의 ‘2030 서울도시 기본계획’에 맞지 않아 재건축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할 게 우려되서다. 결국 급매물이 하나 둘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현재는 마지막 거래가보다 2억원 가까이 추락한 12억원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은마아파트 맞은편에 자리한 준공 3년차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사정이 다르다. 11·3 대책 이후에도 총 10건에 가까운 거래가 일어나는 등 거래는 이전과 다름없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재건축 추진 단지들과 다르다. 실제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11월 14억9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달 중순에는 1억5500만원이나 비싼 16억5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대치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앞 사례는 선호하는 층수와 향 차이로 더 시세차이가 두드러져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3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새학기를 앞두고 학군을 찾아 유입된 대치동 철새 영향이다. 설 지나고 거래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재건축 추진단지가 많은 서초구에서도 나타난다. 반포동 신반포3차아파트는 경남아파트와의 통합재건축으로 3000여 세대 매머드급 부활이 예고되면서 집값이 가파른 속도로 뛰었다. KB부동산 시세정보에 따르면 전용면적 99.29㎡가 지난해 1월 12억1000만원이었던 게 11월에는 15억4000만원으로 10개월 새 27%나 올랐다. 

 

지난 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율이 4.2% 오른것에 비하면 폭등 수준이다. 그러나 11·3 대책 이후론 기세등등하던 이 단지도 맥을 못추고 있다. 12월 거래된 가격을 보면 15억원으로 한달 새 1억원 이상 떨어졌다. 그 이후론 현재까지 거래가 아예 끊겼다. 그나마 최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정비계획안 통과로 호가만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거래가 살아나진 않고 있다.

반면 인근 반포자이는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전용 84㎡가 지난해 10월 말 14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달 전에는 1억원 오른 15억2000만원에 매매가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반포동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의 단지들은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된 만큼 정부정책의 변화나 대출규제 같은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거주 목적 중심의 대기수요가 집값 하락을 막는 방어선이 되고 있어 당분간 하락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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