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자금지원 확대"에도 중기는 "체감 못해"…매출액 감소에 금융사 대출문턱 높아 '이중고'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자금난과 매출부진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청(중기청)이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자금 조달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다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이 어렵다는 의견도 다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8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17년 설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 10곳 중 5곳(48.5%)은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곤란 원인으로는 66.4%가 매출감소를 뽑았다.

이어 판매대금 회수지연(35.7%), 원자재가격 상승(24.7%), 납품단가 인하(21.6%), 금융권 대출 곤란(18.8%) 등 대답이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올해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 2300만원이다. 지난해 2억 800만원보다 증가한 금액이다. 이 중 필요자금 대비 부족한 금액은 7300만원(32.7%)에 달한다. 지난해 26.4%보다 6.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인천 지역은 52.1%가 지난해보다 설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전국 평균 48.5%보다 높은 수치다.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중기청은 작년 설보다 8000억원 늘어난 22조원 금융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를 열고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 등 참여기관에 협조도 당부했다.

중기청은 먼저 시중은행을 통해 16조 5000억원을 공급했다. 최고 1.3%까지 금리 우대해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긴급경영안정자금, 창업기업지원자금 등 정책자금 2000억원을 지원한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은 3조5500억원 규모로 신용보증을 공급한다.

이날 주영섭 중기청장은 "설 자금 대출과정에서 과도한 담보를 요구하거나 특정 기업에 대출이 몰려 다른 기업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창구 지도를 강화해달라"고 금융권에 요청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자금난은 여전하다. 금융기관 대출 진입장벽이 높은 탓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7.1%다. 원활하다는 응답(12.0%)보다 25.1%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금융기관 담보와 조건 등이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36.4%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 관행으로 은행 대출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부동산 담보요구(28.9%), 신규대출 기피(28.4%), 고금리(25.1%) 등이 꼽혔다.

오진균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 선임은 “현재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전체 588조원이다. 정부가 투자하는 22조원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인 것은 사실"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수적 심사나, 꼼꼼한 대출 관리 등이 (중소기업에게) 장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은행대출을 어렵게 느끼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정부 정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중소기업들이 연초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투자나 방안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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