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보수주의자·억만장자로 채워진 트럼프 경제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취임과 함께 가질리어네어(gazillionaire)가 미국 경제를 이끈다. 앞으로 최소한 4년간 강경보수파와 월스트리트 억만장자가 미국 경제정책을 주도할 전망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내각의 특징을 가질리어네어로 표현했다. 가질리어네어(gazillionaire)는 백만장자(밀리어네어)나 억만장자(빌리어네어)를 뛰어넘는 엄청난 부호를 뜻한다. 조지 더블유 부시 정부 이후 8년 만에 월스트리트 부호들이 미국 경제정책을 장악하게 됐다.트럼프식 경제정책을 이끌어갈 경제팀 구성이 막바지다. 사회·경제 부처 장관에 월스트리트 출신 억만장자들이 차례로 임명되고 있다. 재무장관 내정자 스티브 므누신은 월스트리트 투자은행가 출신으로 4600만 달러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므누신은 지난해 5월 선거캠프에서 트럼프와 인연을 맺은 후 재정부분을 책임졌다. 교육부 장관에는 베치 디보스가 임명됐다. 그는 재산 51억달러를 보유한 억만장자다. 에너지장관으로 유력한 해럴드 햄 콘티넨텔리소시스 최고경영자는 153억달러 재산을 갖고 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임명된 게리 콘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경제 선임자문역 디나 파월도 골드만삭스 재단 이사장 출신이다. 그는 기업가 정신 고취, 중소기업 성장, 여성의 지위 개선 임무를 부여받았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규제개혁특별자문관인 제이 클레이튼도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기업 변호사다. 증권거래위원회는 미국 증권시장의 거래와 규제를 감독하는 기관이다. 그는 금융법과 규제법규 전문가로 법무법인 설리번앤드크롬웰의 대표변호사이기도 하다. 2008년 금융위기 땐 월스트리트 금융사가 구제금융 내지 규제 대상으로 전락해 곤경에 처하자 그들을 변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클레이튼은 변호사 시절 골드만 삭스를 대리하기도 했다. 이에 클레이튼이 증권거래위원장 물망에 오르면서 월스트리트를 규제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대폭 강화한 도드-프랭크법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권 규제 강화를 이끌던 변호사 출신 메리 조 화이트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사임의사를 밝혔다.트럼프는 대선기간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 조언을 받은 트럼프가 대선 승리 이후 대형 금융기관 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 폐지를 선언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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