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위축 덜한 수도권에 분양물량 집중…브랜드아파트 선호현상도 작용

 

수도권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 사진=뉴스1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올 한해 주택 공급물량이 지난해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11·3, 11·24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정책이 꾸준히 규제로 이어지면서 주택공급이 위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그럼에도 대형사들이 공급물량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공급지역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데다, 브랜드 아파트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분양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사업 비중이 적은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전국에서 2만호를 분양할 예정이다. 주택시장 위축과 같은 전망이 이어짐에도 되레 지난해 연초 1만4000호를 공급 계획했던 것에 비해선 43%, 실제 공급했던 1만165가구에 비해선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올해 공급예정 사업지 가운데에는 1700가구에 달하는 서울 강동구 고덕5단지 재건축, 1100세대의 중랑구 면목동3구역과 같은 알짜 물량이 대기중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재생 사업지인데다 수도권 분양물량이 많은만큼 성공적인 분양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공급물량 계획을 지난해에 비해 올려잡았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1만7200가구를 공급했지만 올해는 3500여 가구가 늘어난 2만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 재건축을 비롯해 강남구 개포동 개포8단지,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 등 강남3구를 비롯한 수도권 알짜 입지에서 지난해 론칭한 ‘디에이치’ 브랜드로 입지를 넓혀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물량을 올려잡은 건설사들이 이례적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 외 건설사들 상당수가 공급 규모를 대폭 축소한 것도 아니다. 대림산업을 제외한 대형사들은 주로 지난해 공급량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조정이 있는 정도다. 지난해 자이를 앞세워 전국 28개 단지에서 2만6000가구의 공급에 성공하며 매출 상승을 견인해 온 GS건설 주택부문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2만6000가구 수준의 공급을 계획중이다.

공급물량 업계 1위인 대우건설은 지난해 3만 가구를 공급했지만 올해는 10% 줄인 2만7000여가구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1만8615가구, 지방 8697가구 공급이 예정돼 수도권 물량이 65%에 달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요층이 두터운 도시정비사업과 정부의 신규택지지구 공급중단으로 희소성이 부각된 택지지구와 뛰어난 입지를 갖춘 도시개발사업 단지를 공급하며 실수요자 공략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만이 지난해 2만3000호에서 올해 1만5000호로 업계 내에서 공급물량 변화에 큰 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의 주택시장 규모 축소 전망이 잇따르는데도 대형건설사들의 공급규모에 큰 차이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형건설사들은 2015년이나 지난해에 버금가는 호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시장의 우려는 과하게 반영됐다고 판단하는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청약률 하락은 청약제도 강화로 투기수요가 제거되면서 실수요자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며 “특히 최근 들어선 신축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짐에 따라 대형사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 분양물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대형사들은 수도권과 지방을 7:3 비율로 가져간다. 이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비교적 분양성과가 좋은 서울이나 수도권, 지방 대도시에 집중하는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시장 위축세로 인한 타격은 지방도시 위주로 공급하는 중소건설사들이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