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금리 인상 시사로 달러 강세…원달러 환율 10.90원↑

환율 시장이 미국발 발언 영향에 급등과 급락을 오가고 있다.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발언에 급등했다. 사진은 발언 중인 옐런 의장 / 사진=뉴스1
환율 시장이 미국발 발언 영향에 급등과 급락을 오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달러 강세 우려 발언에 급락했던 환율은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발언에 급등했다.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9원 오른 1177.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환 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전날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연설에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장초반 전일대비 13.3원 오른 118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18일(현지시간) 옐런 의장은 커먼웰스클럽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연준의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지지 수준의 점진적인 축소는 타당하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지지 수준의 축소는 금리 인상을 의미한다.

◆옐런 의장, 점진적 금리인상 시사…다시 달러 강세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미국 경제가 호전되면서 고용과 물가 목표가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했다는 지적이다. 옐런 의장은 2019년말까지 해마다 2~3차례 금리를 인상해 중립금리(neutral rate) 추정치인 3%에 근접할 것이라는 세부적 전망도 내놨다.

중립금리는 중장기적으로 실제 GDP(국내총생산)와 잠재 GDP가 일치하고, 실제 인플레이션율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일치하는 상황의 실질단기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테일러룰을 통해 GDP갭과 인플레이션갭으로 추정하며 기준금리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활용되기도 한다.

옐런 의장이 중립 금리를 언급하며 구체적인 인상 속도를 언급한 데는 금리 인상이 늦어질 경우 미국 경제에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리 인상이 늦어져 지나친 물가 상승이나 금융시장 불안정이 나타날 경우 연준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연준의 정기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는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의 12개 지역 연방은행 가운데 8개 지역에서 물가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 올랐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넘게 상승한 것은 2년 6개월 만이다. 핵심 소비자 물가도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리 인상 시나리오 유지…환율은 미지수

옐런 의장의 세번째 주장은 연준의 인상 속도를 가늠하게 한다. 미국 경기 회복세에도 노동생산 증가율은 낮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 때문에 옐런 의장은 점진적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지난해말 금리 인상시 밝혔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옐런 의장의 발언에도 달러 강세가 계속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지난해 내놨던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였다. 그러나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 등 변수가 많아서다. 

외환 시장에서는 일단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통화정책 방향이 엇갈리고 있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이 관심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어떤 언급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트럼프 기대감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다 정작 트럼프의 달러 강세 우려 발언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시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글로벌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