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부서 통합하고 영업 인력 확대…차기 전무이사 선임도 관심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은행가를 부르고 있다. / 사진=뉴스1

IBK기업은행장이 지난 17일 발표한 조직개편 핵심 키워드는 '현장 강화'다. 조직 개편을 통한 '부서 간 이기주의' 타파도 중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수익이 나오는 지역 본부를 조정한 것도 김 신임 행장 경영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은 17일 김 신임 행장의 조직 효율성과 현장을 강화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현장 강화를 위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서를 재배치했다. 기업은행은 이를 통해 부서 간 이기주의를 없애고 부서 내 협업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행장이 전략기획부장을 비롯해 기업은행 요직을 두루 거치며 나온 결과물이라는 게 기업은행 측 설명이다.

김 행장도 지난해 12월 말 취임식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쌓아 온 중소기업금융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곳, 문화가 비슷해 현지화가 가능한 곳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그룹과 부서 간, 은행과 자회사 간, 자회사 상호 간 시너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본부 조직 5개 부서 7개 팀을 통폐합했다. 영업조직은 은행과 증권사를 합친 복합점포를 새롭게 늘리기로 했다. 또 본사본부 조직을 재편하고 남은 40~50명 직원들을 영업점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영업 현장에 인력을 추가 배치해 현장 인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조직 슬림화와 인적, 물적 자원 효율적 재배치가 목적이다.

특히 영업조직은 인천지역과 화성지역 중심으로 경기남부 지역을 분할해 지역본부 2개(인천동부지역본부, 경기남부지역본부)를 신설했다. 이 지역은 기업은행 텃밭이다. 고객 중심 영업과 관리 기능 강화가 필요했던 지역이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대다수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수도권 지역본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수익 사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했다. 외환, 퇴직연금 부서를 기업고객그룹에 배치했다.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방카슈랑스, 수익증권 등 상품조직도 개인고객그룹에 편입해 영업점의 효율성도 높였다.

중소기업 지원 역량도 강화했다. 기업금융(IB)그룹을 기업투자금융(CIB)그룹으로 명칭을 바꿨다. 기관·대기업 영업과 투자업무를 총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업고객그룹 내 기업금융센터가 CIB그룹으로 편입된다. 또 문화콘텐츠금융 관련 조직을 편입해 영화 사업 등을 통해 수익 벌이에 나설 계획이다. 이 그룹 내에서 기술금융부, 투자금융부, 프로젝트금융부와 기업금융센터 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채널그룹을 신설했다. 은행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금융·비대면채널 등 핀테크 업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사업부를 본부장급으로 격상했다. 해외시장 개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리스크관리그룹에는 리스크기획팀을 신설했다. 리스크기획팀은 은행 내 각 그룹의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신탁사업그룹으로 재편되는 신탁연금그룹은 수탁부가 신설돼 조직 규모가 커진다. 


김 행장은 현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영업통을 발탁, 부행장에 내정했다. 신임 부행장에는 배용덕 경수지역본부장, 김창호 남부지역본부장, 오혁수 강동·강원지역본부장, 최현숙 강서·제주지역본부장 등 4명이 각각 내정됐다. 이들은 기업은행 내에서 현장 경험이 많고 영업력과 고객관리 역량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전무이사 임명은 이르면 오는 20일 쯤에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임 부행장을 비롯한 기존 부행장단 보직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 제26조에 따라 은행장의 제청에 금융위가 임면(任免)한다.

현재 전무이사로는 임상현 IBK저축은행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변수는 있다. 임 대표는 기업은행 경영지원그룹장(부행장) 출신으로, 지난해 7월 하반기 인사에서 자회사 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다만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새로 올 전무이사도 기업은행 내에서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람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임 행장과 같은 강한 이미지라는 면에서 겹쳐 아쉬움이 있다. 행장이 강한 리더라면 조직 내 2인자는 반대 성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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