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상승·가격상투 분석…거래량 감소 징후 뚜렷

 

중소형 건물 인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지난 2년여 간 저금리 기조에 따라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한 중소형 건물 투자가 대세로 떠올랐지만 이미 거래량과 총거래 금액이 줄고 있다. 지난해말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영향을 받으며 이미 3%를 훌쩍 넘어버린 영향이다. 

18일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중소형 건물 매매는 2016년 1036건, 지난해 988건 성사됐다. 한해 1000여 개 빌딩에서 손바뀜이 일어난 셈이다. 2014년 거래 719건과 비하면 단숨에 30% 증가했다.

중소형 건물 투자 열기의 배경에는 저금리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저금리라서 대출을 받아 초기 투자하기 비교적 쉬웠다. 즉, 대출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레버리지 효과로 자산 관리와 고정 수입을 원하는 이가 시장에 대거 진입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경기침체로 공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단기 임대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지가상승을 통한 시세 차익을 내다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매입하기도 했다. 때문에 강남권은 매물이 없어서 못파는 정도에 이르렀다.

최근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장 거래량만 봐도 오름세만 보이던 거래량이 꺾였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꾸준히 192건, 222건, 293건으로 늘어가던 거래량은 4분기 들어 281건으로 꺾였다. 총 거래량 뿐만 아니라 거래규모총액도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거래금액이 1조4000억원인데 이는 직전분기 보다 약 2600억원, 15.7%포인트(p) 하락했다.  

여기에 상투를 잡았다는 가격 거품논란도 중소형 빌딩시장 위축세에 힘을 보탰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대로에서 금호동·옥수동으로 가는 길목인 독서당로는 최근 개성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대거 입점하면서 제2의 가로수길, 경리단길로 불리는데, 이곳에서 거래된 빌딩 평균가는 2006년 3.3㎡당 1932만원에서 지난해 5761만원으로 10년 새 3배나 뛰었다.

빌딩 전반의 시세가 높아진 것 뿐만 아니라 중소형 빌딩의 평당가가 더 높다는 점도 거래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쉽다 보니, 규모가 큰 바로 옆 빌딩에 비해서 중소형 빌딩의 3.3㎡당 가격은 훨씬 센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중금리 인상과 같은 각종 대내외 경제 환경 변수와 오를대로 올라버린 매맷가,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 등을 이유로 올 해 중소형 빌딩 시장 역시 잠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 연구원은 “대출규제까지 강화돼 올해는 예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은 하락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독서당로 연도별 3.3제곱미터 당 평균 매맷가와 전년 대비 증감액 / 자료=리얼티코리아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