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결합상품 청소년도 남은 데이타 선물 못해…갈취 우려 없는 가족간에는 허용해야

티월드 홈페이지에 'T끼리 데이터 선물하기' 기능에 대한 설명이 게시돼 있다. / 사진=티월드 캡처

19세 미만 청소년은 통신 데이터를 받을 순 있어도 선물할 수는 없다. 학교폭력 예방 차원에서다. 가족끼리도 같은 이유로 데이터 양도가 불가능하다.

  

최근 국민신문고에는 SK텔레콤 데이터 선물하기 제한에 관한 민원이 제기됐다. 19세미만 가입자는 데이터 선물이 학교폭력 등의 이유로 안 된다고 하지만 가족 결합 상품에 묶여있는 가족 간의 데이터 선물하기는 허용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민원인은 통신사의 이익을 증대하기 위한 제한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타인에게 선물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묶여있는 가족 간에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문제로 관련 질문을 하거나 건의를 한 이용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19세 미만 가입자의 선물하기가 가능해지면 또래끼리 선물 강요 문화를 비롯한 위험이 있어 사전 예방 차원에서 제한되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동통신사들은 청소년들의 데이터가 남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입을 모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형제 간 폭력이 있을 수도 있고 재혼 가정에서 부모의 폭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데이터 선물하기를 청소년에게 열어주는 것은 피해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201321SK텔레콤에서 ‘T끼리 데이터 선물하기서비스가 시작했다.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만 19세 미만 개인 고객은 성인 요금제를 가입하더라도 선물하기가 불가능했다.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과 보호 차원에서 금지됐다.

 

이듬해 1016일부터 KT에서도 가족 혜택 서비스인 패밀리박스내의 데이터박스를 통해 데이터를 담고 꺼내는 기능을 도입했다. 그러나 청소년 요금제를 이용하면 데이터를 담을 수는 없고 꺼내기만 가능하다. 단 청소년이 성인요금제에 가입할 경우에는 데이터를 담고 꺼내는 것이 모두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청소년 요금제 자체가 데이터 용량이 적기 때문에 추가 과금의 우려로 데이터 담기가 제한돼 있고, 가족끼리긴 하지만 청소년의 형제간 폭력 등의 이유로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소년이 성인요금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데이터 담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폭력 예방이라는 명분은 힘을 잃는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작년 1021일부터 데이터 주고받기를 뒤늦게 실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청소년 요금제 사용자라면 데이터를 주는 건 불가능하고 받는 것만 가능하다. 그러나 LG유플러스 역시 성인 요금제로 변경하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관계자는 데이터를 갈취하는 등 청소년 간 데이터 셔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들의 데이터 선물하기 기능을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다만 학교폭력 차원에서 청소년의 가족 간 데이터 선물 금지는 관련이 없다. 굳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동녕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팀장도 청소년 간 데이터를 주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학교폭력 예방 측면에서 명분이 있으나 가족 간 금지는 명분이 없다가족 끼리는 가능하도록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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