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앞 둔 두 드라마 도깨비·푸른바다의 전설 동시흥행…기업공개 진행에 청신호

CJ E&M의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케이블채널 tvN과 지상파채널 SBS를 휩쓸고 있는 두 드라마 덕에 완연한 상승흐름을 탔다. 곧 앞둔 IPO(기업공개)에도 호재가 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시사저널e

IPO(기업공개)를 앞둔 CJ E&M의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양손에 각기 다른 방망이를 들고 동시에 홈런을 쳤다. 케이블채널 tvN과 지상파채널 SBS를 휩쓸고 있는 두 드라마 덕이다. tvN 드라마의 경우 광고단가 상승의 새 모멘텀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콘텐츠산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해 tvN과 SBS에서 각각 방영한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와 ‘푸른바다의 전설’(이하 푸른바다)이 종영까지 완연한 흥행흐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16부작인 도깨비는 가장 최근 방영분인 13회 시청률이 15.5%로 집계됐다. 이 덕에 평균 시청률도 12%에 육박하고 있다. 그간 케이블TV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을 나타냈던 tvN ‘응답하라 1988’(12.5%)과 유사한 수준이다.

도깨비의 선전은 CJ E&M 자회사인 tvN 광고단가 상승에도 모멘텀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도깨비의 15초 광고단가는 1380만원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올해 이 단가가 1500만원을 넘어서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tvN은 2015년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로 15초 기준 광고단가 1000만원을 넘어서며 지상파에 근접했다. 중간광고 단가는 2250만원에 다다랐다. 지상파는 중간광고가 금지돼 있다.

이후 삼시세끼 어촌편3가 1100만원을 넘어서며 지상파 예능프로그램(1200만원 안팎) 수준에 다다랐다. 대형 흥행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광고단가가 100만원 안팎씩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존 문법을 답습하지 않는 tvN의 색깔에 대한 시장의 응답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문가인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광고단가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오후 10시대는 21%, 11시대는 29% 각각 상승했다. 광고단가는 단기 시청률보다 중장기적 트렌드를 감안해 형성되기 때문에 상승세가 형성된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해 SBS에서 방영 중인 푸른바다도 선전 중이다. 20부작인 이 드라마는 17회에 20%의 시청률을 넘어섰다. 2회 시청률이 1회보다 되레 낮아져 우려를 키웠던 점을 감안하면 도드라진 뒷심발휘라는 평가다.

이 드라마는 무려 2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자된 작품이다. 회당 제작비로 계산하면 11억원이라는 금액이 나온다. KBS2 태양의 후예(회당 8억 5000만원)를 훌쩍 넘긴 규모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tvN 채널 바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대형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CJ E&M이라는 뒷배 없이도 독자적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상파 채널에서의 첫 성공이라는 점도 위안이 될 전망이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지난해 11월에 각각 KBS2와 MBC에서 방영된 ‘공항가는 길’과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흥행에 실패하며 체면을 구겼었다.

이런 상황 덕에 기업공개(IPO) 과정도 순탄할 전망이다. CJ E&M은 지난해 10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확정하고 스튜디오 드래곤​의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 가치는 6000~62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J E&M은 스튜디오 드래곤의 지분을 91% 가량 보유하고 있다. 


킬러콘텐츠가 연이어 나오면서 기업가치가 오를지 여부도 관심사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 드래곤은 빠르면 2분기 혹은 늦어도 4분기 이전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

스튜디오 드래곤 덕에 CJ E&M의 주가도 오름세를 탔다. 지난해 1월 한때 9만2000원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12월 2일 5만3800원까지 급락했었다. 하지만 16일 현재 7만7800원에 거래되며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40%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박사는 “대기업의 외주시장 진출이라는 측면에서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자본력을 활용해 퀄리티 높은 실험적 장르 드라마를 만든다는 점은 단연 눈길을 끈다”며 “새로운 장르적 실험 시도가 많아지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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