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언론 "프랑스가 르노 주식 보유해 배출가스 조작 눈감아"… 양사 혐의 전면 부인

폴크스바겐 다음 타깃은 르노와 피아트다.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와 이탈리아 피아트 크라이슬러(FCA)가 배기가스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2일(현지시간) 피아트 크라이슬러 그룹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를 축소·조작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도 르노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와 독일 교통국의 적극적인 조사 요청에도 이탈리아 당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영국 언론은 르노 지분 20%를 갖고 있는 프랑스 정부가 일부러 르노 배출가스 문제를 은폐하려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유럽 국가 간 갈등도 예상된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지프 그랜드 체로키/사진=지프 홈페이지 캡처

미 EPA가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이 설치됐다고 의심한 차종은 피아트 500X, 피아트 도블로, 지프 레니게이드, 그랜드 체로키 등이다. 문제가 된 해당 차량만 총 10만4000대다. 미 EPA는 FCA가 엔진 성능을 조절하는 소프트웨어로 배출가스를 조작했다고 의심한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출력 조작을 통해 검사 시엔 배출가스가 허용치 이내에서 배출되도록 꾸민다. 하지만 실제 도로를 주행할 때는 작동하지 않아 기준치 이상의 배출가스가 공기 중에 방출된다. 

EPA는 “FCA는 차량 배기가스에 영향을 주는 엔진 조절 소프트웨어가 있다는 것을 숨겼다”며 “이는 명백히 미국 청정대기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출가스 조작이 사실이라면 FCA는 한화 약 5조45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된다. 

이와 관련해 영국과 독일 당국도 자국 내 FCA 디젤 차량 조사에 착수했다. 또 이탈리아 당국에 관련 문제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영국 교통부는 "EPA에 이와 관련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요청했다"며 "EU 측에 피아트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독일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FCA 차량 리콜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FCA는 미 EPA가 제기한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기술적 결함이 있을진 몰라도 부도덕하진 않다. 결코 문제가 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탈리아 교통국은 자국 완성차 업체 FCA 배출가스 소프트웨어 설치 의혹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르노도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프랑스 파리지방검찰청은 지난 13일 르노가 생산한 디젤 차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르노는 지난해 9월 디젤차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하고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랑스 독립연구기관은 르노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배출량이 매우 많다고 밝혔다. 차량 배출가스와 관련된 주요 부품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계획했다. 

 

르노는 자사 디젤 차량에 폴크스바겐이 사용한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사용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르노는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후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르노는 "배출가스 관련 법규를 준수한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