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재판매 중지해야"
케이블 업계는 이통 3사 모두 동등결합을 진행함에 따라 더 큰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 그동안 케이블 사업자는 모바일 영역이 없어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동등결합으로 무엇보다 가입자 유출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케이블 사업자간 동등결합은 모바일과 케이블 초고속 인터넷을 결합한 상품으로 구성된다. 기존 케이블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는 본인이 이용하는 이동통신사와 사용하던 인터넷을 결합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금 인터넷과 모바일 결합은 이통 3사 안에서만 가능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측은 “그동안 결합 혜택을 받지 못했던 케이블 가입자가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SK텔레콤뿐만 아니라 3사가 모두 동등결합을 시행하면 더 많은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갈 거다. 케이블 사업자 측면에서는 가입자를 유지하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케이블 TV 동등결합 부재에 대해서는 “케이블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대부분이 케이블 유료방송을 보고 있다”며 “SK텔레콤과 방송도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방송도 함께 결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등결합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점유율 1위 통신사의 자회사 인터넷 재판매에 케이블 사업자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라는 자회사 인터넷이 있는 마당에 케이블 사업자의 인터넷을 동등하게 판매하겠느냐”며 “똑같은 조건이 되지 않는 이상 상생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 역시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재판매를 중지해야 상생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생색내기 식 사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의무사업자가 아님에도 동등결합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부 취지가 케이블 사업자와의 상생인데 우리만 못한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 사업자와 협상이 잘 이뤄져 마무리 조율 중”이라며 “타 통신사들이 규제를 운운하는 것은 1등 회사에 대한 견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번 동등결합은 분명 소비자에게 편익을 주는 제도인데 타사는 케이블 핑계를 대며 자익을 취하려고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블 업계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효성을 넓히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측은 자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협회 측은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 없다”며 “통신사들끼리 하는 우려일 뿐이다. 사업 당사자인 우리는 그런 것을 다 감안하고 있고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통신사들끼리 돈 계산만 하면서 나온 우려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