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자체 제작 '저렴이' 라이다로, 엔비디아는 센서 없이 카메라 4대로 자율 주행… "완전 자율주행은 아직 멀어"

현대자동차는 9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7 북미 국제 오토쇼’에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 등 첨단 차량 IT 기술을 대거 전시했다./사진=현대자동차

‘차 만드는 구글’의 진상이 공개됐다. 2017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구글 계열 자율주행차 개발회사인 웨이모(Waymo)는 8일(현지 시간)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와 협력해 개발한 자율주행 하이브리드 미니밴인 퍼시피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같은 날 폐막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17에서는 현대자동차, 닛산, 엔비디아 등 다양한 글로벌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각 업체가 선보인 자율주행 기술은 모두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다. 자율주행이다.


디트로이트 모터쇼 공식 개막 전날 열린 사전행사에서 존 크패프칙 웨이모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에 포함되는 주요 센서를 자체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지난달 13일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독자 회사인 웨이모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구글 야심의 본령이다.

웨이모는 자율주행시스템 핵심 기술인 라이다(LiDAR ·광선 레이더 감지장치)를 자체 개발했다. 라이다는 발사된 레이저가 돌아오는 시간과 강도 등으로부터 대상물의 거리·속도 등 물리적 형태를 측정하는 장치다. 보통 감시나 정찰 등 보안 기술의 하나로 여겨졌다.

구글 라이다가 구현하는 기술은 물체가 반사한 빛을 통해 자동차 주변 3D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구글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자율주행 기술 자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덕분에 웨이모 라이다는 기존 라이다 가격보다 10분의 1 저렴하다. 구글은 라이다에 그치지 않고 일반 레이더와 카메라 감지장치 등 하드웨어도 모두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자율주행차 BB8이 미국 실리콘밸리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 시연하는 모습. 운전자는 핸들을 잡지 않고 있다. 유투브 캡처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무無센서'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현존하는 대부분 자율주행차는 차량에 각종 센서를 부착한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별도 센서 부착 없이 카메라 4대와 자사 시스템 반도체 드라이브 PX로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200만 화소 카메라가 1초에 180개씩 보내는 사진을 통해 안전 운전을 위해 유의해야 하는 1만5000개의 변수를 스스로 분석한다. 드라이브 PX가 이를 분석해 자율주행을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식 무센서 자율주행이 레이더 및 라이다에 기댄 현재 자율주행 기술에 새로운 길이 되어줄 것으로 예상한다. 

아우디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실제 운전자의 주행을 연구했다. 카메라로 도로와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운전자가 보이는 반응과 카메라가 감지하는 현상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딥 러닝(Deep Learning) 과정이다. 훈련을 거친 자동차는 시시각각 바뀌는 교통 신호, 날씨 변화, 야간 네온사인 등 다양한 실제 조건에 적응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전면 하단에 라이다 세 개, 전면 레이더 두 개, 후면 레이더 두 개, 스테레오 카메라와 일반 카메라 등으로 자율주행 한다. 라이다는 전방향으로 동시에 적외선 레이저를 쏘아 반사된 파장을 분석해 사물을 인식한다. 카메라나 레이더보다 사물 인식 속도가 빨라 자율주행의 요체로 여겨진다. 이 기술을 토대로 아이오닉은 CES 2017 행사를 맞아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연한 자율주행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닛산은 프로파일럿(ProPILOT)이라 불리는 새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개했다. 프로파일럿은 고도로 발달된 감각을 갖고 있다. 노면과 교통상황을 정밀하게 파악(Scan) 한다. 고속도로 주행 지원 역할을 하는 반자율주행 기술이다. 닛산은 프로파일럿을 위해 모빌아이와 이미지 인식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방의 차량 도는 차선을 인식할 수 있다. 닛산은 자사 미니밴 세레나에 처음으로 탑재했다.  

닛산 프로파일럿은 테슬라 오토파일럿(AutoPilot), 볼보가 새로 내놓은 프리미엄 세단 더 뉴 S90에 탑재 된 반자율주행 기술 파일럿 어시스트 II(Pilot Assist II), 메르세데스-벤츠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 능동형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Active Lane Keeping Assist),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Evasive Steering Assist) 등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비슷한 맥락의 기술이다. 

BMW는 독일 뮌헨 근처 운터슐라이쉬하임(Unterschleißheim) 지역에 자율주행 기술을 집중 개발하는 새 연구센터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올해 연말부터 인텔과 이스라엘 이미지 처리 칩 개발업체 모빌아이(Mobileye)와 함께 자율주행차 테스트 시작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이 각자 자율주행 기술 차이점을 강조하는 것은 다른 회사와의 차별화를 부각시키기 위함이다”라며 “하지만 현재 각 업체들의 자율주행 기술을 논하기엔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러시아워에 광화문에 자율주행차 절대 못 갖다 놓는다.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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