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신한·국민·우리·농협 등 앞다퉈 플랫폼 구축…고객 상담·기업 부실 파악 등에 활용

신한은행 콜센터 직원이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활용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기업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상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신한은행

국내 시중은행이 빅데이터 매력에 푹 빠졌다.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전담부서를 설치한 은행들이 늘고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민원상담시스템 개발, 마케팅 역량 강화, 기업 부실 징후 사전 파악 등이 은행권에 나타나고 있다. 빅데이터가 은행 수익 창출 전략 무기가 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마다 올해부터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기업은행은 고객에서부터 기업 건전성을 빅데이터를 이용해 관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연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상담 내용을 문자화해 분류할 예정이다. 또 기업의 매출·매입액 등 정보를 모아 분석하게 된다.

기업은행은 STT(Speech to Text) 시스템과 TA(Text Analytics)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STT시스템은 음성을 문자로 전환하는 시스템이다. TA시스템은 문자 의미와 문맥 등을 파악해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이 두 기술을 통해 영업점과 콜센터에 들어온 고객 상담을 자동으로 문자화하고 키워드를 바탕으로 상담을 분석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업은행은 기업 매출, 매입액, 매출처, 카드 거래 내역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부실 위험 징후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기업은행보다 먼저 고객 상담을 문자로 전환해 분석하는 빅데이터 기술을 은행에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고객이 콜센터에 상담한 내용을 문서화할 수 있는 STT 시스템과 TA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과 상담사 음성을 80% 중반 수준까지 정확하게 분리하고 통화 종료 후 30분 이내로 문서화할 수 있다"며 "문서화된 상담에서 키워드를 분석해 고객 요구사항을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또한 올해 3월에 서울 중구 소재 본점에 경영 관련 빅데이터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D3(Data Driven Dicision·데이터 기반 결정) 상황실을 설치한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데이터분석부를 신설, 운영한다.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주, 은행, 카드, 손보까지 데이터 분석 조직을 구축해 데이터 중심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전화와 인터넷 민원 전산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6월 출시한 자체 모바일플랫폼 리브(Liiv)에는 실시간 대기고객수 확인과 대기번호표 발행 서비스 등이 탑재돼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7월 '빅데이터 추진팀'을 신설했다. 리스크관리부 등 타 부서와 함께 빅데이터를 금융에 활용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단행해 빅데이터전략단을 신설했다. 농협은행 빅데이터전략단에서는 기존 디지털뱅킹본부, 핀테크사업부, 지주 내 디지털금융단을 활용해 빅데이터 관련 업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민원상담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소비자의 민원에 빠르게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은 이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맞춤형 마케팅에 나서는데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준성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금융권 변화가 굉장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한 부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만 보더라도 기존 은행이 보여준 서비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변화의 시각을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변화는 굉장히 빨리 일어난다. 그에 맞춰 금융권도 빠르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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