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와 국내 최고층 키재기
연초부터 국내 초고층 건물 간 키재기 논쟁이 불거졌다. 국내 건축업계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와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중 어디가 국내 최고층 건물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될 지 주목하고 있다.
논쟁에 불 지핀 이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다. 신 구청장은 6일 신년사에서 “삼성동 현대차부지에 569m 국내 최고 높이 건물이 들어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현대차는 지난해말 GBC는 높이 553m로 지워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 구청장 발표대로라면 16m 올라간 셈이다. 신 구청장이 실수한걸까.
두 마천루 높이 차는 14m다. 국내 최고층 건물 롯데월드타워는 555m다. 신 구청장 말대로 GBC가 569m 높이로 지어지면 국내 최고층 건물은 GBC가 된다. GBC 부지면적은 7만9342㎡로 낙찰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3.3㎡당 4억3800여만 원에 달한다. 고가에 매입한만큼 높게 지을수록 현대차에겐 이득이다. 이에 건축업계 관계자들은 ‘층수를 높이는 설계 변경한 게 아니냐’, ‘첨탑을 추가로 얹을 것’ 등 갖가지 예상을 내놓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서울시가 발표한 553m는 과거 심의 받을 때 나온 높이”며 “높이는 변경할 수 있다. 구청장의 발언도 그런 취지다”고 말했다. 그럼 GBC가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되는 걸까.
서울시 지역발전본부 동남권추진단 관계자는 애매모호하게 답변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GBC는 서울시 발표대로 105층으로 짓는다. 최상층에 전망대를 설치하다보니 승강기 운영에 필요한 기계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기계실 높이만큼 건물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얼떨결에 GBC는 국내 최고 건물이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신 구청장이 강남구에 국내 최고 건물이 자리한다고 홍보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최고 높이 건물이 맞지만 기계실 높이가 무슨 의미가 있나. 기계실은 층수에 포함하지 않는다”라며 “롯데월드타워는 123층으로 국내 최고층 건물임에 변함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