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5일 파업 재개 가능성 시사…국제유가 상승에 파업위기까지 '설상가상'

지난해 6월 28일 대한항공조종사노조(KPU)는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앞에서 '대한항공 임금정상화를 위한 윤리경영촉구결의대회'를 열었다. / 사진=박성의 기자

엎친데 덮친 격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시름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조종사와의 노사갈등 문제에서도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다.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의 임금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노조가 2차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10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파업 중단 이후 사측과 2차례 만나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측은 1원도 임금을 올려주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며 “사실상 파업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임금인상 문제를 두고 사측과 줄다리기를 벌여 왔다. 이 탓에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1주일간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노사가 집중교섭에 합의하면서 노조가 오는 15일까지 파업을 잠정 중단했지만, 결국 재개된 교섭 역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노조는 10일 오후 5시 45분을 넘긴 시각까지 2차 파업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파업 재개는 어느 정도 확정됐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다만 파업 시기와 규모, 향후 사측 협상 계획 등을 놓고 세부 조율에 들어갔다. 파업이 시작된다면 15일 이후 약 열흘간 이어질 전망이다.

조종사 노조 2차 파업 돌입 가능성이 커지며 가뜩이나 고전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항공은 올해 국제유가 상승,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사드 배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하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좋지 못하다.

조종사 노조 파업이 재개될 경우 하루 10억원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지창욱 대한항공 전 사장 배턴을 이어받은 한진 경영 3세 조원태 신임 사장이 겹악재를 헤쳐나가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다시 시작한다 해도 대체 항공편 등을 통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대화 물꼬는 닫지 않을 것이다. 빠른 시일내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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