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글래스·알루미늄 등 자동차 신소재 눈길…낮은 경제성과 소재 제작시 온실가스 과다 배출은 해결 과제

스마트폰 액정에 쓰이는 유리가 자동차에 들어간다. 자동차는 강철 대신 플라스틱 외피를 입는다. 

 

차량 경량화를 위한 신소재 도입이 각광받고 있다. 약 30억대가 넘는 스마트폰 액정으로 사용되는 고릴라글래스(gorilla glass) 제작사 코닝(Corning)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17 에 직접 제작한 미래형 차량 콘셉트를 전시했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소재 제작시 배출되는 많은 온실가스 발생량 탓에 상용화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포드 픽업트럭 2017 F-150의 모습/사진=포드 홈페이지
포드는 미국 전자제품 유리·액정 제조업체인 코닝과 협력해 고릴라 글래스를 자사 GT 모델에 장착했다. BMW i8 하이브리드와 포르셰 918도 고릴라글래스를 사용한다. 고릴라글래스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강화유리다. 
이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유리보다 약 37% 얇다. 기존 자동차 유리가 약 4~6㎜ 두께라면 고릴라글래스는 3~4㎜ 수준이다. 덕분에 고릴라글래스를 장착한 차량은 일반 유리를 장착한 차량보다 최대 12.2㎏ 가볍다. 강도도 기존 유리에 비해 최대 50% 더 강하다.  

포드는 2015년 자사 주력 픽업트럭 F-150 강판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바꿨다. 알루미늄 차체 변신으로 F-150은 318㎏(700파운드)를 감량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Wards Auto)에 따르면 F-150은 경쟁 차량인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픽업트럭 램 모델에 비해 137~293㎏만큼 가볍다. 

이렇듯 제조업체들이 ‘차중(車重)감량’에 적극적인 이유는 연비 절감 때문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차량 무게가 10% 줄어들 때 최소 6~8% 수준의 연비 개선이 이뤄진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미국과 유럽은 고연비 저탄소를 골자로 규제를 강화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각국의 높아진 연비 규제에 맞추기 위해 신소재 개발을 통한 차 경량화에 집중하고 있다.


카본 파이버(탄소섬유·Carbon Fiber)와 같은 플라스틱 소재도 각광받는다. 카본 파이버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일반 철강과 비교해 10배 이상 강하고 무게도 75%나 더 가볍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에 쓰이는 카본 파이버 사용률을 2020년까지 꾸준히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본도 완성차 업체와 정부가 카본 파이버 생산에 힘을 합쳤다. 일본은 신에너지 산업기술 종합개발기구(NEDO·New Energy and Indust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를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혼다와 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와 부품 제조사인 토레이(Toray)사가 포함되어 있다. 토레이는 지난해 기준 카본 파이버를 제조하는 선두 업체다. 

하지만 높은 가격 탓에 상용화 전망은 어둡다. 고릴라글래스는 일반 차량용 유리에 비해 가격이 높아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높은 원가 때문에 판매가격도 높아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도 있다. 카본 파이버 등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신소재는 제조시에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알루미늄 소재의 경우, 기존 자동차에 들어가는 강철보다 5배나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카본 파이버는 10배, 마그네슘은 최대 20배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 신소재는 이러한 반反 환경적 단점 탓에 강철을 대신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소재로 만든 자동차의 경우 판매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다른 측면에 공을 들여야 한다. 차량 내구성과 디자인 등 다른 분야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라며 “자동차 제작 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는 기술도 향상시켜야 한다. 자동차 신소재 도입이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국내 관련 기업들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관련 기술 개발에 힘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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