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로 시너지 제고 기대

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노성태 신임 이사회 의장(왼쪽 두 번째)이 "금융지주회사 전환 문제를 검토할 대상으로 생각하고는 있다"고 밝혔다. / 사진=뉴스1

올해는 금융권 지주사 전환이 화두다. 우리은행은 올해 금융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이 민영화 성공 후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금융지주사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도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지주사가 돼야 자회사와 시너지를 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2017년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보고'에서 3분기에 금융지주사법을 개정해 자회사와 시너지를 강화하는 내용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사법을 개정해 지주사와 자회사 임직원 겸직과 업무위탁을 사전승인에서 사후보고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들이 개별적으로 보유한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적용되는 은행법은 은행과 자회사 사이의 고객정보 공유를 금지한다.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사업 확대도 쉽지 않다보니 계열사의 경쟁력, 그리고 은행 자체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더 약화돼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3월에 차기 행장이 취임하면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노성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도 지난 4일 사외이사 간담회에서 "금융지주회사 전환 문제를 검토할 대상으로 생각하고는 있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다만 당장 주된 사안이 우리은행 신임 행장 선출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사회가 지주사 전환보다 새 행장 선임에 논의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상용 사외이사 역시 "새 행장이 결정되고 3월에 취임하면 그때 지주사 전환이라는 큰 사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도 지주사 전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김도진 행장은 취임 당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책은행으로서 금융지주사 전환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계열사와 고객정보를 공유하지 못해 시너지 내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지주사 전환 필요성을 전했다.

다만 기업은행은 금융지주체계 구축 내용을 담은 중장기적인 기업은행 발전방안에 대한 외부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비은행사 시너지를 내는 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며 "뿐만 아니라 지주사에서 자산관리(WM)나 기업투자금융(CIB)처럼 계열사 간 협업이 필요한 업무를 관리감독하기 쉽다"고 밝혔다.

삼성생명도 삼성증권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며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2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835만9040주를 장외거래를 통해 삼성생명에 넘겼다. 이에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은 30.1%로 늘어났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인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카드 지분도 30% 이상씩 확보하고 있다. 금융지주사가 되려면 금융계열 상장사 지분을 30% 이상 가져야 한다.

다만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현행법상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삼성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 비금융 계열사 지분 보유율을 5% 아래로 내려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7.7%, 호텔신라 8%, 에스원 6%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지주사 전환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며 "조직 투명성이 강화될 수 있고 계열사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경영에)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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