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달러 귀환·위안화 환율 하락 영향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달러와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만에 다시 달러당 1200원대를 넘어섰다. 미국 경제지표는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최근 원화 가치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모두 원화 약세를 나타낸 셈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5.3원 오른 달러당 1208.3원를 기록했다. 지난 5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의사록 공개 이후 20원 넘게 폭락한 지 2거래일 만에 다시 1200원대를 회복했다. 당시에는 연준 위원들이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을 언급한 점 때문에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에 영향을 받아 강세였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15만6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국의 12월 평균 시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시장에서는 고용자수 보다는 임금 상승에 주목했다. 임금 상승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통화가치 상승을 예상하게 했다. 평균 시급 2.9% 증가는 2009년 6월 이후 최대치다. 다만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급격하게 조정할 정도의 영향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2월 미국 고용은 취업자 및 주당 근로시간 약화와 시간 당 임금 상승세라는 특징을 보였다"며 "연준의 판단대로 견조한 고용시장 확장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는 부여하기 어렵고 대부분의 연준 위원이 동조하는 중장기 온건 금리 정상화 기조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달러 가치가 경제 지표 호조로 강세를 타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원화 가치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중국 위안화도 큰 폭의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9일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거래일보다 0.87% 높은 달러당 6.9262위안으로 고시했다. 상승폭 기준으로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다. 

 

이날 급격한 평가절하에 시장에서는 지난해초 벌어졌던 위안화 급락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최근 외환 시장에서는 원화가 위안화의 움직임에 동조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 급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외환 시장에서는 일단 중국 정부가 달러당 7위안선은 사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달러 강세에 위안화 가치 사수를 위해 보유 외환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100억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달 만에 410억달러 감소한 수준이나 중국 정부는 시장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3조달러는 유지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 선이 깨진다면 위안화 약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그러나 시장의 공포심을 감안하면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고 3조달러 사수도 포기할 수 없어 우회적인 위안화 가치 사수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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