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대형단지임에도 1순위 청약 미달…부산은 23대 1 ‘쌩쌩’

 

 

새해 분양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시장 열기를 주도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아파트 등 수도권 청약에서 1순위에서 대거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11·3 대책으로 1순위 청약 자격자는 줄고 전매제한 기간까지 길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부산 등 조정대상 지역이 아닌 곳은 여전히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대출 규제에 따라 매수세 위축까지 더해진 상황이어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9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6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동탄2 아이파크’(A99·100블록)는 6개 주택형 모두 미달됐다. 99블록의 96A 주택형은 196명 모집에 22명, 96B 주택형은 116명 모집에 16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평균 경쟁률은 99블록은 0.36 대 1, 100블록은 0.41 대 1의 초라한 실적이었다.

업계는 동탄2 아이파크 청약 경쟁률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동탄2 내부에서도 남쪽 끝에 위치한 열악한 입지와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 등을 꼽는다. 하지만 이보다 11·3 대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11·3 대책 발표 전인 지난해 10월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는 평균 7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결국 11·3 대책에 따라 동탄2신도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기존 1년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입주) 때까지로 크게 늘어난 게 청약시장 전체 시장규모를 줄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11.3대책과 DSR 대출심사 강화, 금리인상 압박, 경기권 입주물량 증가 등 부동산 악재들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더 세세하게 단지별 입지를 따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서해종합건설이 인천 연수구 동춘2구역에 공급하는 ‘인천 연수 행복한마을 서해그랑블’도 1순위 청약이 미달됐다. 앞서 5일 1순위 청약을 시작한 이 단지에는 325가구 모집에 219명 만이 접수했다. 306가구가 공급된 전용 59㎡는 해당지역과 기타지역을 합쳐 188명이 접수해 무려 11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19가구를 모집한 전용 77㎡도 22명이 신청해 1.1대 1로 겨우 1순위를 마감했다.

반면 부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약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부영이 부산 내 명지국제신도시 C블록에 공급한 ‘사랑으로 부영’ 1097가구 모집에 모두 2만 5792건의 청약이 몰리며 평균 2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은 청약 열기에도 불구하고 주택법상 지방 민간택지가 전매 제한 대상이 아니어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02.3대 1을 기록해 전국 평균(14.23대 1)의 7배를 웃돌았다.

올해 역시 이 같은 지역별 양극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조정대상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양극화 심화가 예상된다”며, “특히 세부 입지와 상품성에 따라 분양성적 및 거래·가격 동향이 결정되는 세분화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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