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주자 흥행은 낙관 못해…정부 시장 안정의지는 기대감 키워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이마트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한숨 돌렸다. 사진은 이마트 본사 / 사진=뉴스1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이마트가 흥행에 성공했다. 덕분에 올해 전망이 부정적이었던 회사채 시장은 한숨 돌렸다. 다만 이마트가 최근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고 회사채 신용등급 AA+의 우량채라는 점에 후속 주자들의 흥행 릴레이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날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조900억원의 수요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었던 3년물에는 4배에 가까운 7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5년물에도 1000억원 발행에 3300억원의 수요가 들어왔다. 

 

이마트의 수요예측 흥행에 회사채 시장은 한숨을 돌렸다. 최근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상승 이후 투자심리가 약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더구나 국내 경제 전망은 침체 장기화 우려가 더 부각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2%대 중반…정책 효과 기대감은 위안

 

지난해 12월 29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다. 한국은행은 2.8%, 한국개발원은 2.4%를 예상해 모두 2%대 중반의 저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연초 경기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 효과 기대감이 시장 안정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채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을 언급하고 있는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 / 사진=뉴스1
다만 채권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 효과 기대감이 시장 안정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금융시장 안정 의지를 확고히 밝히고 있다. 일단 올해 1분기에는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될 예정이고 미매각 회사채는 산업은행을 통해 인수된다.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도 확대 기조가 멈췄다. 지난달 15일 3년물 AA등급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44bps, A등급 3년물 회사채 스프레드는 141bps였다. 반면 올해 들어 AA등급 3년물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42bps, A등급 3년물은 140bps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해말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서 주춤하고 있다"며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새해 1월효과의 영향인지 지속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A등급 이하 차기 주자 안심 일러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는 차기 주자들이 모두 안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마트의 흥행 성공에는 신용등급 AA+ 등급의 우량채라는 점과 경기 침체기에도 실적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업종이라는 점이 부각돼서다. 

반면 싱글A 등급대의 차기 주자들의 상황은 다르다. 신용 등급에서 차이는 물론 업종 안정성도 우위에 있지 못하다. 더구나 싱글A 등급대에서는 지난해에도 미매각이 상당수 발생했다. 더구나 경기에 우려가 나올 때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우량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폭이 크다. 

이마트에 이어서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곳으로는 한솔케미칼과 롯데쇼핑, CJ헬로비전, LG전자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애매한 곳은 한솔케미칼과 CJ헬로비전이다. 한솔케미칼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등급이고 CJ헬로비전은 A+ 등급이다.

한솔케미칼은 오는 17일 500억원 규모에 3년물 단일 트랜치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CJ헬로비전은 오는 20일 3년물 700억원, 5년물 300억원으로 총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에도 인기가 있었던 AA+급의 우량채고 실적도 튼튼하다"며 "이마트는 몰려 든 수요에 증액 발행을 고민하고 있지만 싱글A급 이하 회사채도 같은 고민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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