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비하 논란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가짜 홍삼제품 판매 면피성 사과문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이 2012년 CBS 세바시에 출연한 모습. / 사진=유튜브 캡쳐


“한 끼 밥값이 없어 소주 한 병에 소시지 하나로 허기를 달래고, 강남역 지하도에서 전단을 돌리곤 했다.”

김영식(66) 천호식품 회장이 쓴 베스트셀러 ‘10미터만 더 뛰어봐’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건강식품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로 꼽힌다.

그런데 식품가 성공신화를 자처하던 김 회장이 가짜 홍삼파동의 한복판에 섰다. 천호식품이 물엿과 카라멜색소가 들어간 홍삼 제품을 ‘100% 홍삼 농축액’으로 속여 팔다 검찰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천호식품은 해당 거래처로 책임을 돌리는 사과문을 즉각 게재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천호식품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12월 30일자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과 부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홍삼 농축액에서 원산지를 허위로 작성해 속이고 일부 첨가물을 넣는 등의 부도덕한 행위가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천호식품은 이곳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홍삼 관련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왔다.

천호식품 측은 “지속적으로 까다롭고 엄격한 품질관리를 해왔고 원료업체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GMP, HACCP등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을 최우선으로 적용해 왔다”며 “하지만 보도된 내용과 같이 업체에서 당성분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물질을 미세량 혼입하는 경우에는 육안검사와 성분검사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내놨다.

가짜 홍삼액을 만들어 공급한 거래처로 책임을 ​모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된 천호식품 제품은 6년근 홍삼만을(제품 유효기한 2017년 1월 17일∼2017년 10월 16일), 6년근 홍삼진액(2017년 8월 25일∼2017년 11월 7일), 쥬아베홍삼(2017년 3월 27일∼2017년 8월 21일), 스코어업(2017년 8월 30일∼2017년 10월 26일) 등 4종이다.

천호식품은 해당 원료를 즉각 폐기했으며, 남은 양과 상관없이 모두 환불이나 교환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서 김영식 회장도 구설수에 연이어 휘말리게 됐다. 앞서 김 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정국서 “촛불시위, 데모, 옛날이야기 파헤치는 언론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비난을 자초했었다.

1951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1984년 천호식품을 창업했다. 김 회장이 자신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모아 2008년 출간한 책 ‘10미터만 더 뛰어봐’는 누적 40만부 이상 팔리며 국내 대표적인 자기계발서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에 따르면 김 회장은 IMF 시절 비전문 분야에 투자해 몰락했지만 이후 130만원 자금을 갖고 재기에 도전해 ‘강화사자발쑥진액’ ‘산수유환’ ‘통마늘진액’ 등 건강식품 히트작을 연이어 터뜨리며 유명세를 탔다.

또 2010년에는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카피로 유명한 자사 광고에 직접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12년에는 CBS TV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에 출연해 15분만에 부자가 되는 방법을 강연하기도 했다. 잇따른 구설수로 김 회장은 전보다 더 큰 유명세를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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